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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고령농지 일괄처분 면제…특별법 연내 제정, 농지법 개정
상속·고령농지 일괄처분 면제…특별법 연내 제정, 농지법 개정
  • 홍윤정 기자
  • 승인 2026.09.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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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서 농지법 대책 마련…'관행 임대차' 조건부 처분유예
불법 전용농지 38년 만에 사후 양성화 기회 부여...임대차 특별정비기간 11월15일까지 연장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정조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정조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정부와 여당이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투기 목적이 아닌 농지법 위반은 일괄 처분하지 않고, 상속이나 고령화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와 농촌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임대차 등을 자진 정비와 농지은행 위탁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구제·계도 절차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당정은 연말까지 불법 전용농지 양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농지법 개정도 취진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오전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협의회를 통해 투기가 명백한 농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분하고, 농촌의 관행적 위반은 농촌 현실을 반영해 농지 소유·이용을 정상화·양성화하는 내용의 후속 대책을 내놨다.

윤준병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 후 "불법 전용농지 양성화와 처분 유예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말까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법으로 조치할 내용은 특별법으로 조치하고 농지법 규정을 보완해 치유할 수 있는 내용은 농지법 개정 통해 보완할 수 있도록 조치하자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투기 목적이 명백한 경우는 법과 원칙에 따라 바로잡아 가겠다"면서도 "경미하고 관행적인 현장에서의 위반은 계도하거나 제도를 개선 등 대안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행적 위반의) 경위와 사정을 충분히 살펴 이번 기회에 정상화·양성화할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하겠다"며 "곧바로 처분하는 방식이 아니라 농지가 농지다움을 회복하고 다시 정상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은 정부의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라 그동안 밝혀온 '투기와 일반적 위반의 구분' 원칙을 명확히 한 차원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당정이 처분 대상으로 명확히 한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 계획을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을 통해 농지를 취득한 뒤 부동산업을 한 경우, 경매로 농지 지분만 공유 취득한 뒤 무단 방치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다.

식량안보를 위해 국가가 경지 정리와 기반 시설 설치에 자원을 투입한 농업진흥지역에서 농지를 야적장·야영장 등 비농업용 시설로 바꾼 중대한 불법 전용도 원상회복 명령 등의 엄정한 법적 조치를 받는다.

농식품부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2021년 공공기관 직원의 농지 투기 사건을 계기로 농지 취득·관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도 개발 호재를 노리고 허위 영농 계획을 수립해 농지를 지분으로 취득하는 투기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투기는 농업인의 농지 접근성 및 안정적인 영농을 저해하고 가격 왜곡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네 번째)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네 번째)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진 정비기간 부여...임대차 특별정비기간 11월15일까지로 연장

반면 상속 농지나 고령 농업인의 농지, 이농으로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농지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일률적인 처분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번 전수 조사로 휴경이나 임대차 위반이 확인돼도 직접 경작하거나 농지법상 허용되는 방식으로 임대해 위반을 해소할 수 있는 '자진 정비 기간'을 부여하고, 자진 정비가 어려운 소유자는 농지은행에 농지의 임대나 관리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처분 의무 부과를 유예받을 수 있도록 했다.

농지를 방치하지 않고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동시에 기존 실경작자가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농업인들이 편의상 서로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한 명의 임차인이 마을 농지를 모아 경작하는 관행적 임대차도 처분 유예 대상에 포함하고, 임차농 보호를 위한 임대차 특별정비기간을 오는 11월 15일까지로 연장한다.

미등기 상속 농지는 행정청이 대리 경작자를 지정하거나 재산세 납부자 등이 대표로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방안도 허용하도록 검토하고, 공유 농지도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지분 과반수를 가진 공유자들의 동의로 위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는 조사 기간 내 농지은행에 위탁 임대할 경우 보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농지법상 임대차 위반으로 보지 않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지 양성화·정상화 특별조치법 제정...합법 상태 전환 사후 추인 방식 도입

이번 전수 조사로 농지 불법 전용이 확정된 경우에도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 훼손 등의 중대한 사항이 아니라면 사후 양성화 기회가 1988년 이후 38년 만에 부여된다.

기존에 전용 신고·허가를 거쳤다면 설치할 수 있었던 농업용·공공·기타 시설이 해당 절차를 밟지 않아 불법 상태로 남은 경우 사후 전용을 신청하면 요건을 검토해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한 뒤 합법 상태로 전환하는 사후 추인 방식이다.

다만 비닐하우스나 버섯 재배사로 위장한 뒤 실제로는 식당을 운영하거나 태양광 발전에만 사용하는 등 법 위반 의도가 명백한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진 정비 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당정은 처분 유예와 불법 전용 사후 추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상화·양성화 대상과 절차, 처분 유예 요건 등을 특별조치법을 올해 안에 제정하기로 했다. 현행 농지법에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반 사항에 대해 처분을 경감해 줄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정은 전수 조사에서 확인된 농업·농촌의 현실과 농지 제도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농지법 개정도 병행할 계획이다.

윤준병 위원장은 농지법 개정과 관련해 "현장 의견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까지 보다 현실에 맞게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전수조사를 토대로 농지의 현실적 어려움, 치유해야 할 보완사항을 대폭 개선해 영농의 불편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행법에 대해 "고령에 의해 휴경하면 사실상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어 위장 영농 등이 사실상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본인이 자경하지 않으면 사실상 위탁했어도 공익직불금을 못 받는 괴리가 있어 현장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정은 고령농의 농지를 청년농과 귀농인에게 연결하고, 매수자를 찾지 못해 방치되는 농지를 농지은행이 관리할 수 있도록 농업 구조 개혁과 농지 시장 안정화 등을 위한 농지 매입·연금 사업 예산의 국회 단계 증액도 검토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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