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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기본법, ‘지역사회기업’에 성패 달려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지역사회기업’에 성패 달려
  • 정기석
  • 승인 2026.08.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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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사회연대경제기본법’...구체적 시행령, 관치금융 우려, 부처간 관할권 등 숙제
사회연대경제 진영의 양극화 우려...지역단위 협동경영체 ‘지역사회기업’를 세워야

[정기석 칼럼] 13년 만에 '사회연대경제기본법(舊 사회적경제기본법)'이 통과됐다. 2014년 처음 입법이 발의된 세 차례나 폐기되는 우여곡절 끝이다.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6개월 뒤 시행된다. 이제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법적·제도적인 뒷받침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이른바 사회연대경제 지원체계는 파편화, 다원화된 상태였다. 사회적기업(고용노동부), 협동조합(기획재정부), 마을기업(행정안전부), 자활기업(보건복지부) 등 소관 부처와 개별 법률이 분절되었던 것이다. 국가나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불가했다.

이번 입법으로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와 지자체별 지역위원회가 신설된다. 5년 단위의 기본계획,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 정권 교체나 부처별 사정에 따라 흔들리던 정책 불확실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사회연대경제 생태계의 혈맥 역할을 할 ‘사회연대금융’이 명시됐다. 그동안 금융장벽과 문턱이 높았던 사회연대경제 조직에게 투자·융자·보증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민간 금융 중개기관 육성과 전담기관 지정으로 안정적인 자금 순환이 기대된다.

공공에서 판로도 우선 지원한다. 공공기관의 사회연대경제기업 제품·서비스 우선구매를 촉진하고, 돌봄·주거·지방소멸 대응 등 공공서비스의 민간 위탁 시 이들 조직을 우선 고려한다.

나아가 지역 일자리 창출, 통합돌봄, 기후위기 대응 등 주민 삶에 밀접한 지역사회 기반 지역순환경제경제 모델도 구현할 수 있다.

입법 이후, 구체적 시행령, 유기적 지역생태계 구축 등 숙제 산적

물론 입법 이후의 한계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시행령 위임 항목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사회연대기금의 구체적 규모, 금융 중개기관 요건, 공공구매 비율 등 현장이 체감할 실질적 지원 항목 다수가 하위법령(시행령)으로 넘어가 있다.

자칫 정권의 성향이나 정세 변화에 따라 세부 시행령이 약화된다면 법 통과의 효과가 크게 반감될 위험이 다분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실질적인 파트너로서 지역 내 중간지원조직 및 연합체 생태계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지원할 것인지도 숙제다.

또한 개별 법률과의 충돌, 규제 중복 우려도 상존한다. 기존의 '사회적기업 육성법', '협동조합 기본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각 부처별 개별법 및 사업과의 권한 조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법이 상위 법률로써 작동하는 과정에서 부처 간 관할권 다툼이나 현장 조직의 중복 규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 주도(관치)에 따른 자율성 침해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확대되면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이 정부 지원금에 과도하게 의존할지도 모른다. 연대와 자발성이라는 사회연대경제의 정체성, 핵심 가치를 잃을지 모른다. ‘관치(官治) 경제화’를 경계해야 한다.

지역단위 협동경영체 ‘지역사회기업’을 사회연대경제의 주역으로

그리고 지역 현장에서 감출 수 없는 노파심이지만, 혹여 지원금과 공공조달이라는 입법 혜택이 이미 수혜 역량을 갖춘 중앙의 일부 대형 사회연대조직에 집중되지 않을까. 그래서 정작 법적 지원이 절실한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ㆍ영세 풀뿌리 조직에는 미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자칫 자본주의 경제의 부작용인 양극화 현상이 사회연대경제 진영까지 전염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먼저 지역 현장에서 준비와 각오를 철저히 다질 필요가 있다. 사회연대경제의 실천주체로서 지역단위 공동체사업 협동경영체이자 생활과 생업이 하나되는 공동체사업의 책임주체로서, 지역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는 유력한 ‘지역사회기업’ 을 지역마다 세우고 꾸려야 한다.

여기에서 ‘지역사회기업’이란 ‘기초지자체 등 지역단위 사업공간에서 지역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서로를 위해, 농촌마을과 지역사회공동체를 위해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뜻한다. 지역사회의 특화자원(농업, 향토, 문화, 생태 등)을 활용한 소득 제고 및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통합돌봄 등 사회적서비스가 주요 사업목적이다.

이 같은 지역사회기업의 가장 큰 의의와 역할은, 기존 마을 및 권역단위 공동체사업의 한계였던 주민역량의 한계, 규모의 경제 부적합 등에 기인한 시장 실패(마케팅 실패) 요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이다. 결국 ‘적정 규모 및 범위의 경제’ 실현을 통해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견인하는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문화, 교육, 의료, 복지, 여성,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지역사회 정주여건 및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지역소멸 대응과 지역재생을 위한 사회적서비스를 책임질 수 있다.

가령 이 같은 ‘지역사회기업’이 지역사회 곳곳마다 자리를 잡고 있다면, 사업공간 단위로는 리ㆍ권역→읍ㆍ면→시ㆍ군(기초)→시ㆍ도(광역), 정책사업별로는 귀농→농업(6차산업)→사회연대경제→마을공동체(주민자치)→도시재생→국가균형발전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지역공동체사업의 가치 혁신 Value Chain’이 지속발전가능하게 작동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사회기업’을 중심으로, 인적 기반 사회적자본 발전소로서 ‘지역사회 생활ㆍ사업기술 직업전문학교’, 물적 기반 사회적자본 발전소로서 ‘유휴시설 지역공유 사회적자산은행’, 플랫폼형 사회적자본 발전소로서 ‘지역주민 자조ㆍ자치 공동체사업지원센터’ 등 ‘삶과 일이 하나되는 사회연대경제형 지역사회공동체’의 뿌리가 깊이 내리고 꽃이 흐드러지게 필 수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마을연구소(Commune Lab) 소장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前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비전임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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