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는 국제사회의 예상과 달리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0일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을 인정하고 발사 기간을 기존 10∼22일에서 오는 29일로 1주일 연장한데다 11일에는 로켓을 발사대에서 분리한 뒤 인근 조립건물로 옮겨 해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23∼29일 로켓을 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고 기술적 결함이 심각할 경우 내년으로 발사가 다시 연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지난 10일 발사기간 연장을 발표하며 "운반 로케트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은 1단 로켓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됐지만 북한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기술적 문제를 바로잡았을 수 있다.
북한이 당초 기술적 결함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해 발사기간을 연장했다가 문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문제로 나타났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미 연내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기술적 문제만 해결되면 발사를 미룰 이유는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전격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볼 때 기술적 결함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품을 완전히 교체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한 게 아니라 단순한 프로그램상 문제 등이 원인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는 북한이 오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를 감안해 발사를 강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주요 유산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꼽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로켓 발사를 김 위원장의 1주기를 기념하는 이벤트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 1일 `광명성 3호'의 발표를 예고하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유훈을 높이 받들고 우리나라에서는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올리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상 여건도 12일 로켓 발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북한 날씨는 대체로 맑았고 발사 지역인 평안북도 철산군과 가까운 신의주는 낮 최고 기온이 영상 1도 정도가 될 정도로 추위가 다소 주춤한 편이었다. 특히 철산군은 오는 13일부터 흐려지기 시작해 14일과 15일에는 눈과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로켓 발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특유의 위장전술을 편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로켓 발사의 준비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기술적 결함을 언급하고 발사기간을 연장한 뒤 기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남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당혹스럽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위장전술을 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해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히고 발사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번에 로켓 발사 예고와 발사시기 조정 검토를 각각 남한과 미국 등 관련국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새벽에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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