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 중후반기, 그리고 다음 정부의 임기 초반기를 함께 할 국회이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2주년을 맞아서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과 공동으로 ‘제22대 국회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 (사)금융소비자연맹,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윤영호 칼럼] 우리나라 총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4.8%를 넘어섰다. 지금추세라면 내년에는 5%를 넘길 것으로 보는 것이 행안부의 예측이다.
행안부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주민수가 2021년에 213만4569명(4.1%)이었으나 2023년에는 245만9542명(4.8%)으로 늘어났다. 학계에서는 외국인주민비율이 5%가 넘으면 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고 하는데 지금쯤은 그 목전을 넘어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예측일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외국인 주민비율이 5%이상인 시.군.구가 97곳에 달한다. 인구감소로 일손이 부족한 지방중심으로 외국인 주민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 미혼율이 절반을 넘어 63%를 넘어설 정도로 저출산, 고령화의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된 현재의 인구구조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필수적이다. 조선업, 중공업, 농업, 요식업 등 심지어 이삿짐센터에서 조차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필수 노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과 같은 요양 및 돌봄 서비스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외국인 인력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다민족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이민정책과 법제 정비가 필요할 시점이다.
거제의 한화오션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7개국어로 안전교육 교재를 준비하고, 현대중공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음식 메뉴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다. 또한, 일부 은행들이 외국인 전용 창구를 개설한 것 역시 그들의 편의를 돕는 좋은 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을 넘어 잠재적인 한국인이 될 수 있는 외국 근로자들의 정서적 안정과 편의, 일정기준을 통과하게 되면 영주권을 획득하게 되는 절차적 법률도 세밀하게 정비되어야 할 때가 왔다. 필자가 쿠웨이트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그 나라를 보면, 일정 년수동안 세금납부와, 성실한 근로가 인정되는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가 있음을 보았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인격자체를 무시하고 괄시하는 시대 지나
이제 우리나라는 그 수준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이 잠재적인 외국이민자들을 뒷받침 할수 있기를 희망한다. 첫번째로, 교육 및 언어 지원이다. 안전교육과 마찬가지로 업무 관련 사항은 다국어로 제공되지만, 실생활에서 필요한, 막말수준을 넘어 한국인과 인격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 교육 역시 필수적이다.
언어는 일상생활에서의 소통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자신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받으며 안정감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인격자체를 무시하고 괄시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정부와 기업은 일정수준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추가적인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 문화 이해 증진 프로그램이다. 다민족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외국인과 내국인 간의 상호 문화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사회에서 정기적인 문화 교류 행사나, 체육 활동, 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상호 존중하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
K팝을 선두로 하여 K문화가 세계에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재생성되는 퓨전문화가 새로운 차원의 K문화로 발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상품의 인지도까지 높일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도, 한국의 국력과 한국에 대한 관심, 그동안 번역되어온 한국의 책이 세계무대에서 공감의 폭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결코 우연히 하루아침에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횡재선물이 아니다.
세번째로 영주권 및 가족 초청 제도다. 단기 근로자가 아닌, 장기 거주를 희망하는 외국인중에서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현재와 같이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외국인을 배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사례로 강원도 홍천군에서는 농사일을 위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적기에 확보하고 인력수요자와 공급자가 성공적으로 윈윈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동남아 몇 개의 특정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그 지방의 행정수반이나 의회의원들이 상호 교차 방문하여 신뢰를 쌓고 한국에서 일할 근로자를 선발하기 위해 언어교육 프로그램 ‘세종학당’을 현지에서 가동하여, 선발된 외국근로자들로 하여금 기본을 갖출 뿐만 아니라 자매지역에서 일한다는 안정감을 주게 한다.
다문화 사회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 필요
한편, 한국인과 결혼한 키르기스스탄출신의 한 여성은 한 마을 이장부인으로서 동네일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포크레인일을 하는 남편의 조수역할을 충실하게 하면서도 효부(孝婦)인지라, 몇 년 전에는 군민의 자랑스런 대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필자가 만나본 그는 그야말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럽다. 다문화가정의 성공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낯설은 외국에서 일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정서적 외로움과 신변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장애다. 이처럼 행정기관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기 때문에 중간 브로커들의 착취나 사기에 이용당할 우려도 없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단체 입국시 해당 지역에서 공시적인 환영행사와 사진촬영 뿐만 아니라, 특정 외국인 근로자들 가족을 초청하는 행사를 통해 이방인이라는 소외감정도 완화되면서, 이런 곳에서 일하는 보람이 단순히 돈만 번다는 차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몇 년 동안 홍천군에서 일하는 외국근로자들이 돈 더 주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불법 이탈하는 사례가 하나도 생기지 않은 것은 최근 서울 가정돌보미로 들어와서 불법이탈한 외국인 사례와 극렬하게 대비되고 있다.
네번째로 다문화 사회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다. 이민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있어야만 다민족 국가로서의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일시적으로 출산률이 미미하게 늘어난 현상이 보이지만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출산장려와 함께 이민정책도 미리부터 병행하며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초강대국 미국이 다문화 국가지만 국가라는 이름안에서 하나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 같은 성공적인 국가도 이미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로 다문화 다민족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이제 지구촌이 한 마당이 되는 세상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다문화 국가다. 이제부터 성공적인 다문화 국가를 이루기 위한 공론화와 함께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보완될 시점이 이미 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더뉴스24 주필
전 HCN지속협 대표회장
전 ㈜ 한림MS 기획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