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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왕' 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25년형 선고받아
'가상화폐 왕' 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25년형 선고받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4.03.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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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창업자...15조원 재산몰수도
법원 "고객돈 80억달러 횡령 등 유죄"...한국 '김치 프리미엄'으로 창업 기반
▲지난해 2월 재판에 출석한 샘 뱅크먼-프리드. EPA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재판에 출석한 샘 뱅크먼-프리드. EPA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32)이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루이스 A. 카플란 판사는 28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에 대해 징역 25년형을 선고하고, 110억2000만달러(약 14조8770억원)의 재산몰수를 명령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11월 뱅크먼-프리드에 제기된 사기 등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FTX의 기술 담당 임원이었던 니샤드 싱은 지난해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가 무너지기 2개월 전에야 고객 예치금에 무려 8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사라진 돈 대부분은 뱅크먼-프리드의 사치스러운 지출에 쓰였다고 증언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부적절하게 관리했음에도 고의로 고객 자금을 훔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는 FTX 고객과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내 쓸모 있는 삶은 아마도 끝났을 것(My useful life is probably over)"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부상하고 기업 가치가 한때 320억달러(약 43조2000억원)에 달했던 FTX 신화는 불과 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포브스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30세가 되기 직전인 2021년 10월 순자산 260억달러(약 35조1260억원)로 미국 부자 순위 25위에 올랐었다.

이공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2013년부터 4년간 월가의 투자사 '제인 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던 뱅크먼-프리드는 '김치 프리미엄'이 있었던 한국 시장 가상화폐에 투자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각 나라의 거래소마다 가격이 같지 않고 때로는 60%나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해 차익거래에 뛰어들어 수익을 쌓은 것이다.

이후 투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를 설립해 비트코인 거래로 하루에 100만달러(약 13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 4월 바하마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만들었다.

"혁신적인 거래 기능과 운용 속도가 빠른 플랫폼,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기치를 내세운 이 거래소는 대대적인 홍보에 더해 탄탄한 기술과 뛰어난 사용자환경(UI)으로 경쟁업체들을 제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는 이런 부를 바탕으로 기부에 나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22년 5월 테라·루나 사태로 코인 시장이 무너졌을 당시엔 자금난에 처한 가상화폐 업체에 구제금융을 제공해 업계의 구원투수로도 떠올랐다.

하지만 2022년 가상화폐 시장이 어려워지고 테라·루나 사태의 여파로 가상화폐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면서 업계의 주요 대출업체들이 파산하는 도미노 붕괴가 이어졌다.

코인 투자자들은 FTX에 예치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하자 알라메다리서치와 FTX 모두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이 과정에서 뱅크먼-프리드가 FTX의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는 용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객에게 돌려주지 못하게 된 자금 부족액은 80억달러 규모로 불어난 가운데 FTX가 파산 신청하고 뱅크먼-프리드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의 민낯이 드러났다.

2022년 바하마 규제 당국이 미 델러웨어주 파산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FTX가 바하마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35곳으로, 전체 규모는 2억5630만달러(약 3463억원)에 달했다.

FTX는 바하마의 뉴프로비던스섬 개발에만 수천만 달러를 투입했고, 15개의 부동산과 공터 1곳, 올버니 지역의 가장 큰 아파트 3채 등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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