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건수 10년 전의 3.6배...중소기업 은행 대출잔액 1006조원 사상 최대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올 들어 중소기업 파산 신청이 40% 넘게 급증하며 '노란우산'을 통해 폐업 사유로 받은 공제금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증가는 한계상황에 몰린 소상공인이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5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동기(205건) 대비 40.5% 늘어난 288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1004건이었던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1657건으로 급증했는데 이 같은 신청 건수는 10년 전의 3.6배에 달한다.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 전에 고금리와 고물가 등 복합 경제위기가 닥쳐 매출과 영업이익 회복이 늦어지면서 신청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평균 5.28%로 2022년 10월부터 16개월 연속 5%선을 이어오고 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달 말 1006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로,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파산을 신청하는 중소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폐업 사유로 받는 공제금도 20% 이상 늘어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3117억원, 지급 건수는 2만4253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3.5%, 16.4% 늘었다.
지난해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전년 대비 30.1% 증가한 1조26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고 지급 건수는 20.7% 늘어난 11만15건으로 10만건을 처음 웃돌았다.
양 의원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와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내수 부진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가 갈수록 극심한 상황"이라며 "내수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