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차입은 33.7%로 밀려...회사채·주식 등 직접금융시장은 2.3%에 그쳐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고금리 대출 상환 부담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금융권 차입보다는 내부 유보금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 중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으로 '내부 유보자금'(63%)을 1위로 꼽았다고 21일 밝혔다.
외부 자금 조달 방식인 '금융권 차입'은 33.7%로 전해 대비 15%포인트 줄어든 반면 내부 유보자금은 27.9%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회사채·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은 2.3%에 그쳤다.
이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본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고금리 대출에 대해 현재 이자나 원금을 상환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53.3%, 올해 안에 원리금 상환이 도래할 예정이라는 응답은 19.3%로 10곳 중 7곳(72.6%)이 올해 중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운용상 주요 애로사항으로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69.3%)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운영상 자금수요 증가'(25%),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22.7%), '만기도래 상환 부담'(10%), '기업 신용등급 하락'(9.7%) 등 순이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목적은 '인건비 등 운전자금 수요'라는 응답이 72%로 가장 많았고, 다음 '공장설비 등 시설투자'(50.7%), '현금유동성 확보'(27.7%), '원리금 등 채무 상환'(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고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 '올해 하반기'(38.3%), '올해 상반기'(15.7%) 등 절반가량인 54%가 올해 안에 고금리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25.3%), '내년 하반기'(11.3%), '내후년 이후'(9.4%) 등 해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도 46%로 절반에 육박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고금리 기조를 버텨온 지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누적된 이자 부담으로 한계에 다다른 상황일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때까지 기업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