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한국을 앞섰으나 경제 규모는 독일에 밀려 55년 만에 세계 4위로 추락했다.
일본 내각부는 15일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1.9%라고 발표했다고 일본 매체들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 1.4%보다 0.5% 포인트 높은 것이다.
일본이 경제성장률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이후 25년 만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한일 경제성장률 역전에 대해 "반도체 불황 같은 일회성이 아닌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면서 "한국은행이 저출산·고령화와 생산성 및 경쟁력 저하로 잠재성장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한국도 저성장기에 들어갔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한국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았지만,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명목 GDP에서는 55년 만에 독일에 뒤지면서 세계 4위로 내려앉았다.
일본 내각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일본의 명목 GDP는 591조4820억엔(약 5200조원)으로, 달러로 환산하면 4조2106억 달러다.
독일의 지난해 명목 GDP 4조1211억 유로(약 5900조원)는 달러 환산 시 4조5000억 달러로 일본보다 약 3000억 달러 많았다.
일본은 인구가 약 1억5000만명으로 8300만명인 독일보다 51%나 많은데도 달러를 기준으로 한 경제 규모는 오히려 작아진 것이다.
독일의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0.3%로 경기가 침체했으나 우크라이나전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일본 이상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명목 GDP에서 일본을 제친 것으로 파악됐다.
GDP는 국가 내에서 생산된 물품과 서비스를 합한 수치로, 명목 GDP에는 물가 변동이 반영된다.
이로써 고도 성장기였던 1968년 국민총생산(GNP)을 기준으로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던 일본은 2010년 급성장한 중국에 뒤져 3위가 됐고 지난해는 4위까지 떨어졌다.
2026년 무렵에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에도 추월당해 5위로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과 독일의 경제 규모 역전에 대해 "일본 GDP가 지난해 독일에 밀린 데에는 엔화 약세와 독일의 물가 상승 영향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일 경제 성장률이 일본을 웃돌았다"며 "IMF 자료를 바탕으로 2000∼2022년 실질 성장률을 단순히 추산하면 독일은 1.2%이지만 일본은 0.7%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