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 불어나"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가 최근 이틀간 폭락한 가운데,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미 상업용 부동산 은행대출 규모가 745조원에 달하고 지역은행들의 대출 비중도 큰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은행대출 가운데 2025년 말까지 만기인 자금 규모가 전체 부동산 대출액의 절반 이상인 약 5600억 달러(약 744조8000억원)에 이른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은행들은 신용카드나 투자은행 관련 사업이 없는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앞서 JP모건은 지난해 4월 소형은행 자산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28.7%로 대형은행(6.5%)의 4배 이상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자산운용사 세인트제임스플레이스의 저스틴 오누쿠시는 "상업용 부동산과 지역은행 간 관계가 올해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로 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마저 크게 불어나 대출 부실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어디서 부실 대출 문제가 터질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년간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서도 오피스 가격 하락률이 25%로 두드러지는 가운데, 억만장자 투자자 배리 스턴리히트는 최근 오피스 시장 손실이 1조 달러(약 1328조원)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거래 급감 속에 건물 시세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3번째로 큰 에이온센터는 최근 2014년 매입가보다 45%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최근 주가가 폭락한 NYCB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것은 다가구 주택에 대한 대출로 나타났다.
NYCB 주가는 전날 37.67%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1.13%나 내려 이틀 사이 주가가 44.6% 떨어지면서 2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NYCB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작년 4분기에 예상치 못한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배당금의 대폭 삭감을 예고한 것이 주가 하락을 촉발했다.
NYCB 주가 급락 여파 속에 미국 시장 익스포저가 큰 일본 아오조라은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손실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히자 전날 도쿄증시에서 이 은행 주가가 21.49% 급락하기도 했다.
미국 지역은행 주가를 추종하는 KBW 지역은행 지수도 전날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BV) 파산 사태 이후 최대 낙폭인 6.51%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2.3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