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원금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증권사 등 판매사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현재 연령대별 판매 창구 현안 등을 조사 중이며, 파생상품 손실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향후 제도개선을 예고했다.
이복현 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현안질의에서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작년부터 여러 점검을 했고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연령대별 판매 창구에 대해 현안 조사 중인데 검사가 끝나면 어느 정도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의 홍콩 ELS 만기 손실액은 지난 26일까지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중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찾아온다. 특히 올 상반기(1분기 3조 9000억원·2분기 6조3000억원)에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12월 홍콩H지수 ELS의 주요 판매사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 등 7개 증권사에 대해 판매 실태를 확인하는 현장 및 서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8일부터는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에 검사 인력을 파견했다. 불완전 판매가 드러난다면 은행들은 고객 손실의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
이 원장은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불완전판매한) 은행 문 닫을 정도의 메시지를 보여달라”고 하자, “금소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시행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 어떤 금융투자상품을 어떻게 분류하고 창구로 판매할지, 어떤 설명·대응을 해야 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이런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2019년 이후 금소법을 시행하고 영업 규준이나 다양한 모범 규준을 마련했는데 제대로 지켜졌는지 상품의 유형별 구분, 유형에 따른 적절한 판매 점검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 모시고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ELS 상품 구조와 손실 현황 등에 대해선 “파생상품 구조로 돼 있어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이 아니면 설명을 상당히 자세히 들어야 알 수 있는 구조인 건 맞다”며 “피해 인원이나 금액은 만기 이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