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1만1106건으로 가장 많아...서울 4773건, 부산 4196건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지난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급증하며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10만건을 넘어섰다.
2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토지, 건물, 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2022년 대비 61% 늘어난 총 10만5614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12만4253건) 이후 9년 만에 10만건을 넘어선 것이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어 채권자인 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로 활용한다. 보통 3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되면 금융기관이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작년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가 신청된 부동산 가운데 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 집합건물은 전년(2만4101건) 대비 62% 급증한 3만9059건에 달했다.
집합건물 임의경매 등기신청 건수는 경기가 전년(5182건) 대비 114.3% 급증하며 총 1만1106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경기 수원시의 경우 전년(352건)보다 181% 급증한 990건을 기록했고, 수원시 내에서도 권선구의 신청 건수가 481건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경기에 이어 서울(4773건, 74.1%↑), 부산(4196건, 105.4%↑), 제주(977건, 138.8%), 광주(973건, 103.5%↑), 세종(424건, 74.4%↑), 충남(1857건, 76.3%↑) 순으로 많았다.
이 같은 임의경매 건수 급증은 저금리 시절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소위 '영끌족'들이 고금리를 버티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간 때문으로 풀이됐다.
수원과 같이 작년에 전세사기 피해 주택 중 상당수가 임의경매에 넘어간 것도 전체 숫자를 늘렸다.
문제는 올해에도 임의경매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거래도 잘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집값 상승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 중 원리금 상환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이들의 임의경매 매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