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갈아타기 승인액 159억원, 신청액의 1% 불과…"심사 후 이탈하는 고객 많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된 가운데, 은행 간 격차가 최대 15배까지 벌어졌다. 이는 은행들의 대환대출 경쟁이 치열해져 특정 은행에 대한 갈아타기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분기별 한도를 조기에 끌어다 쓴 일부 은행들의 공격적 마케팅의 결과라며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총 9271건의 대출 이동을 신청받았다. 전체 신청액은 1조5957억원에 달했다.
1건당 평균 신청액은 은행별로 약 1억3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전체 평균은 1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다만 실적 면에서 은행 간 희비는 뚜렷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난 9~18일 가장 많은 주담대 갈아타기를 유치한 은행(약 8700억 원)과 가장 적게 유치한 은행(약 600억원) 사이의 격차는 15배에 달했다.
각 은행이 제휴 관계를 맺은 대출 비교 플랫폼 수와 시장 점유율 등이 유치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주담대 갈아타기를 신청하면 길게는 일주일 정도 대출 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최종 실행 건수와 액수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이 지난 9~18일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청받아 주담대 갈아타기를 완료한 건수는 총 92건, 금액은 총 15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529조8922억원에서 지난 18일 531조9926억원으로 2조1004억원(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내놓기 이전부터 특정 금융사로의 쏠림현상을 경계해 왔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연간 한도 2조원을 12개월로 나눠 월별 한도 약 1600억원을 설정하는 안정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은 연간 한도가 낮은 탓에 월한도를 준수하기 어려워졌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분기별 한도 내에서 이를 조기에 쓸 수 있도록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허용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방침은 마케팅 경쟁으로 이어졌다. 대출 한도나 금리만 조회해도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등 은행권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신청 금액보다 실제 갈아타기가 실행된 금액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러 금융회사에 대환 신청을 하고 그 중 조건이 좋은 상품으로 갈아타기 때문에 실제 완료된 금액은 신청금액보다 적다.
실제 같은 기간 주담대 갈아타기를 완료한 신청 건수는 총 92건이다. 금액은 총 159억원으로 신청액의 약 1%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