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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급락'…장중 52주 신저가도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급락'…장중 52주 신저가도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4.01.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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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영업손실 최대 500억 늘 수 있어...시너지 효과 의문"
오리온, 전날 레고켐바이오 지분 25.7%를 인수한다고 밝혀
▲오리온 본사. 오리온 제공
▲오리온 본사. 오리온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오리온이 제약사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하며 바이오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16일 주가가 급락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17.51% 하락한 9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전일 대비 18.02% 하락한 9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레고켐바이오도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4.74% 떨어진 5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규모 투자로 인해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의 경우 갑자기 수천억원을 투자하면서 실적 안정성과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오리온은 전날 홍콩 자회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를 통해 레고켐바이오 창업자 김용주 대표 등의 주식 140만주를 787억원에 매입하고 4698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레고켐바이오 지분 25.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고, 구주는 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사장에게서 기준가 5만6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해 모두 936만3283주를 확보함으로써 최대주주가 된다는 것이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월 29일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중국 지역에 7개 법인을 둔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한다. 기존 경영진과 운영 시스템은 유지키로 했다.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가 2005년 설립된 제약사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과 합성신약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기술 이전료는 8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레고켐바이오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을 활용한 ADC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페이로드(약물)가 링커를 통해 결합한 형태의 표적 항암치료제로, 항체의 특이적인 결합 기능을 통해 표적세포에 도달 후 페이로드가 방출되면서 암 세포가 사멸되는 기전이다.

ADC가 차세대의약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글로벌 빅파마들도 ADC 기술·약물을 보유한 기업과 라이센싱 거래를 체결하거나, M&A 전략으로 이를 흡수하고 경우가 늘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전날 지분 양수도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최대주주로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R&D)과 임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온은 앞서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음료, 간편대용식과 더불어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2021년에는 중국 국영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했고, 2022년에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 추진 현황. 오리온 제공.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 추진 현황. 오리온 제공.

이 같은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대해 증권가 일각에서는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가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오리온이 향후 레고켐바이오의 손익을 '연결 회계'로 처리할 경우 오리온의 영업이익이 10% 이상 하향 조정되고 실적 가시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 손익은) 올해 2분기부터 오리온 전사 손익에 반영될 것"이라며 "현재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레고켐바이오의 경상적인 영업손실은 연구개발(R&D) 투자비 등에 기인해 400억∼500억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반면 지분율만큼만 재무를 인식하는 '지분법 회계'를 적용할 경우에는 영업이익 추정치는 낮아지지 않고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이 2∼3%가량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제과 사업 회사의 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음식료업체가 보유한 실적 안정성 측면의 투자 포인트가 희석되고, 이종사업 투자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포인트가 이번 신규 지분 투자의 방향성과 배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주 구성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주가 밸류에이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본 계약으로 레고켐바이오는 안정적인 현금 확보로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 입장에서는 시가총액의 3분의 1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임상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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