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해 단순노무직 종사자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수출 부진 등이 촉발한 제조업 경기 침체가 저소득층 일자리에 큰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단순노무직은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은 일자리로 흔히 '저소득 일자리'로 분류된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단순노무직은 11만8000명 감소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만6000명이 모두 제조업 인력이다.
지난 2023년 제조업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해 1~11월 제조 생산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나 줄어든 데다, 연간 기준으로 코로나19 창궐 당시인 2020년 0.2% 감소한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자 가장 취약한 일자리부터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자본 집약적으로 산업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단순 노무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자동화 등으로 인해 단순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노무자 외에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9만1000명),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4만9000명) 등도 줄었다.
기계를 설치·정비하거나 제품을 조립·조작하는 등 대표적 생산직 일자리들이다. 이들 직군도 제조업에서의 감소 폭이 각각 3만3000명, 2만8000명으로 가장 컸다.
‘블루칼라’ 일자리 한파는 저소득층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나 단순노무자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4만6000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484만5000원)과 유사한 수준이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