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대손충당금 규모 3천억원에서 올해 늘어날 듯...실적 악화 예상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태영건설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증권사들이 충당금을 쌓고 자체 비상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21조4099억원 대비 13%가량 감소한 총 18조6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 잔액 규모는 KB증권(2조5102억원), 메리츠증권(2조243억원)이 2조원대로 가장 컸고, 이어 한국투자증권(1조6443억원), 삼성증권(1조4325억원), NH투자증권(1조2798억원)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9364억원), 하나증권(9362억원), 교보증권(8553억원), 키움증권(8321억원), 대신증권(8203억원), 하이투자증권(7015억원), 현대차증권(5282억원), 다올투자증권(3651억원), 유진투자증권(3578억원), 신영증권(3568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2513억원), SK증권(2389억원) 등 순이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3.85%로 지난해 3월 말(15.88%)과 6월 말(17.28%)보다는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으로 부동산 PF 관련 유동성 우려가 재확산하면서 증권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9개 주요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 대손충당금은 총 3000억원 규모지만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올해 1분기 충당금 적립액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총 1조1000억원 규모로 대형 증권사 자기자본의 2% 수준이지만 직접적인 위험보다는 충당금 부담 증가로 인한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충당금 적립 이외에도 태영건설 사태를 비롯한 부동산 PF 부실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최근 KB증권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지방 사업장 및 후순위 브릿지론 등 고위험 익스포저 취급을 제한하는 증권사들도 속속 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형사들은 중·후순위 비중이 높고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이 평균적으로 50%를 넘어 특히 위험 관리에 힘써야 한다"며 "충당금을 늘리고 유동성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