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국 협력 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
한-GCC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5번째 FTA로, 이를 통해 상당한 관세 품목 감소로 중동산 에너지 및 자원을 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K-방산' 등을 중동에 수출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서울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산업부 장관 후보자)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이 장관회담을 열고 한-GCC FT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안덕근 본부장은 "우리나라와 중동 간 협력 관계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GCC와 협력을 바탕으로 중동 전역과 인접한 아프리카 권역까지 산업 및 에너지·자원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통상과 산업·에너지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2008년 시작됐던 협상은 2010년 중단됐으나 지난해 재개돼 올해 한국과 GCC 주요국 간 활발한 정상 외교를 계기로 당국 간 협상에 속도가 붙으면서 최종 타결까지 이어졌다.
한-GCC 간 교역액은 1026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GCC는 중국, 아세안, 미국, EU에 이어 우리의 5번째 교역 대상으로, 핵심 교역 파트너 중 하나인 GCC와의 경제 협력이 강화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중동 시장을 놓고 경합 관계에 있는 주요국보다 먼저 FTA 타결에 성공한 것도 우리 기업에 당분간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GCC FTA로 거대 GCC 시장을 미국, EU, 중국, 일본과 비교해 선점하면서 신(新) 중동 붐을 확신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GCC FTA의 주요 내용은 품목 수 기준 한국은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철폐하고 추가로 4.1% 상품의 관세를 감축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GCC 국가는 내연기관 자동차(5∼20년), 자동차 부품(10∼20년), 기계류(즉시∼20년), 무기류(즉시∼20년)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던 5% 관세를 최장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무기류의 경우 로켓 발사기,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 등 대부분 제품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세계 무기 수입 상위 10개국 중 사우디가 2위, 카타르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동 국가들의 방산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소고기, 인삼류, 조미김 등 관세도 단계적으로 철폐되며, 피부·눈 메이크업 제품 등 대부분 화장품, 의약품, 의료용 기기도 관세 철폐 대상이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3% 관세, 15년 철폐)·액화석유가스(LPG·3% 관세, 5년 철폐), 중유·벙커C유 등 일부 석유제품(3∼8% 관세, 10∼15년 철폐), 알루미늄 제품(1∼8% 관세, 즉시∼15년 철폐) 등 GCC의 주력 수출품에 붙이는 관세를 단계적으로 줄여 없애기로 했다.
다만 양측 간 양허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장 수입이 많은 원유는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 중 10.2%에 해당하는 나프타는 FTA 발효 즉시 0.5%의 관세를 절반으로 줄인다.
우리나라의 작년 GCC 수입액 923억달러 중 대부분인 97%가 석유, 천연가스, 알루미늄 등 에너지 및 자원 품목인 상황에서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 기반도 강화될 것이란 기대다.
GCC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대추야자, 홍차 등 국내 생산이 없는 품목 관세를 철폐해 국내 시장 영향을 최소화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GCC 주요국의 영화·비디오 배급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이 한국에 개방된다.
업무 목적의 GCC 국가 입국 및 체류 조건도 개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한-GCC FTA는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첨단산업, 스마트팜, 보건산업, 시청각 서비스 등 6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별 부속서를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