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논란 일면서 ELS의 위험대비 수익률에 회의적인 시각 크게 퍼지고 있는 게 큰 영향
시장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ELS와 큰 차이 없으면서도 원금 보장되는 대체상품이 많이 나온 것도 영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홍콩H지수 파문 등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시장에 ‘한파’가 들이닥쳤다.
메리츠증권은 11일 제4964~4967회차까지 모두 4개 회차의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 청약을 실시한 결과 청약 결과가 모두 모집총액에 크게 미달했다고 공시했다.
4964회의 경우 모집총액 297.6억원에 1건, 8.02억원만 청약, 청약율이 2.7%에 불과했다. 4965회부터 4967회까지는 모두 모집총액이 297억원으로 똑 같았는데, 실제 청약은 모두 1건씩에 각각 27.9억원, 17억원, 69.9억원에 불과했다. 청약율은 각각 9.4%, 5.73%, 23.56%에 그쳤다.
이들 ELS의 기초자산에 홍콩H지수는 없었고, 모두 코스피200지수, S&P500지수, EuroStoxx50지수였는데도 크게 미달사태가 났다.
이날 하나증권 15352회차 ELS 청약율도 8.17%, 15353회차 청약율은 0였다. 청약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나증권 15352회차는 기초자산이 홍콩H지수가 아닌 코스피200지수, 유로STOXX50지수, 니케이225지수였는데도 이렇게 청약이 저조했다.
대량 미달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비슷한 일은 이들 증권사들 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 발행때도 자주 생기고 있다. 과거 ELS가 한창 인기를 끌던 때라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홍콩 H지수 하락 속에 ELS 손실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지금이 바닥’이라며 다시 홍콩H지수 ELS 가입에 나서기도 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최근 이처럼 ELS 발행시장에 대량 미달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면서 ELS의 위험(리스크) 대비 수익률에 회의적인 시각이 크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ELS와 큰 차이 없으면서도 원금 보장이 되는 대체 상품이 많이 나온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LS 발행액은 2조7,755억원이었다. 월별 ELS 발행액은 2021년 3월 6조377억원을 피크로, 이후 추세적으로 내리막을 탔다. 올들어 월별 발행액이 4조원을 넘어선 적이 없다. 연간 월평균 발행액은 2021년 4조1,025억이었고,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2조6,215억원으로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홍콩H지수는 ELS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기초자산 중 하나다. 이 지수는 2021년 2월 17일 고점(12,228.63)부터 지난달 말(5,857.54)까지 52.10% 하락했다. 고점과 가까운 시기에 발행된 상품 중 상당수가 손실 위험에 처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파생결합사채(ELB) 등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에 투자해도 연 5% 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6~8% 수익을 주는 ELS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졌다”며 “ELS보다는 ELB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