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저축은행들도 대체로 비슷. 신한저축은행만 줄어. 대출원리금 못갚는 부실차주 급증 탓
사실상 뗴였다고 보고 새로 쌓는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올들어 급증. 상상인저축은행은 3배나 더 쌓아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계속 증가 추세인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연체 대출채권 회수를 위해 담보재산을 압류하거나 경매에 부치는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인 사례들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자산 기준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지난 9월말 기준 담보재산 압류 또는 경매 중인 건수는 모두 1,057건, 담보재산 액수는 2,118억원에 각각 달한다.
작년 말의 379건, 333억원에 비해 9개월 사이에 건수는 2.78배, 액수는 6.36배나 각각 늘어났다. SBI저축은행의 2021년말 이 건수와 액수는 각각 364건, 149억원이었다. 작년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올들어 갑자기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업계 3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 9월 말 압류,경매 건수는 83건, 채권신고금액은 1,280억원이었다. 22년 말 49건, 642억원과 비교하면 건수, 금액 모두 2배 가량 늘어났다.
나머지 대형 저축은행들도 대체로 비슷하다. 업계 4위 웰컴저축은행은 9월 말 308건, 478억원으로, 작년 말 354건, 169억원에 비해 건수는 약간 줄었지만 액수는 3배 가까이 늘었다.
9월말 기준 자산순위 5위 애큐온저축은행은 작년 말 23건, 43억원에서 9월말 73건, 238억원으로 급증했고, 6위 페퍼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334건, 404억원에서 723건, 1,244억원으로 많이 늘어났다.
업계 8위 상상인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71건, 235억원에서 270건, 1,087억원, 9위 모아저축은행은 23건, 180억원에서 54건, 313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다만 10위 신한저축은행만은 같은 기간 5건, 59억원에서 5건, 54억원으로, 금액이 약간 줄었다. 신한금융지주 소속이라 리스크관리가 다른 저축은행들과 달리 엄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업계 2위 OK저축은행과 7위 다올저축은행은 관련 수치들을 공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추세는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압류나 경매 등이 올들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실물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불황 등으로 빌린 돈을 제대로 못 갚는 부실 차주들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실제 빌려준 돈이 사실상 떼였다고 보고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출채권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올들어 대부분의 대형 저축은행들에서 크게 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신규 충당금 전입액은 작년 전체가 5,862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9월에만 벌써 6,162억원으로, 작년 전체 전입액을 이미 넘어섰다. 작년 1~9월 전입액은 4,009억원이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작년 1~9월 976억원에서 올 1~9월 1,247억원으로 늘었고, 애큐온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857억원에서 1,309억원으로 증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852억원에서 1,391억원, 다올저축은행은 343억원에서 558억원, 상상인저축은행은 475억원에서 1,410억원, 신한저축은행은 328억원에서 635억원으로 각각 급증했다.
O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3,660억원에서 2,131억원으로, 대형 저축은행들 중 유일하게 줄었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의 부실이 올들어 줄었다기보다 부실이 다른 저축은행들보다 심했던 작년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많이 쌓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