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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落傷)과 낙상(落想)...건강과 인생 그리고 휴식
낙상(落傷)과 낙상(落想)...건강과 인생 그리고 휴식
  • 정종석
  • 승인 2023.10.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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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새기는 '체지덕(體智德)'의 교훈과 지혜...미리 가본 노인생애체험센터와 '쉼표에서 깨달은 것들'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대표기자] 산에서 내려오다가 다리가 풀려서 미끄러졌다. 발이 빙글 도는 순간, 갑자기 하늘이 노래졌다. 마치 겨울철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것과 똑같은 기분이었다. 내리막길이라 체중이 앞으로 쏠리자 주저앉으며 발목이 접질렸고 동시에 ‘뚝’ 하며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통증에 한동안 일어나지도 못했다. 주위의 부축을 받아 걸어보려고 했으나 이미 발목뼈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

A회사의 B대표는 이달초 산행을 갔다가 하산길에서 낙상사고를 당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는 수술을 못한다고 해서 종합병원에서 골절부위 봉합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다. 사고발생후 벌써 4주가 지났으며 수술부위 실밥을 제거했다. 앞으로도 4주가 더 지나야 정상보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후회막급!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다니던 회사에 출근도 못한 채 매일 매일 집안에서 지낸다. 다친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 집안에서도 목발을 짚고 산다. 화장실에 가는 것도, 머리를 감는 것도 모두가 불편하다.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그러다보니 하루에도 몇번씩 별별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이게 무슨 불행이고, 왕재수인가? 평소 주위에서 남들이 목발을 짚고 다닐 때 칠칠치 못하다고 생각한 일을 겸허하게 반성을 한다. 그러한 칠칠치 못한 일이 자기에게 발생했으니 ‘하늘이 참으로 공평(?)하시구나’ 하는 자탄에 이른다.

더우기 아무런 준비도 없이 휴일에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양복차림에 구두를 신고 산행에 따라나섰던 자신을 탓한다. 이제는 발밑을 조심해야 할 나이인데도 섣부른 경거망동 끝에 낙상을 자초한 꼴이라는 후회를 지울 수 없다.

일순간의 낙상. 그리고 좌절, 낭패, 추락...발목골절로 갑자기 신체장애인이 됐을 때 앞이 깜깜했다. 왜 이런 시련과 역경이? 어떤 이들은 이것을 ‘액땜’이라고 위로를 해준다. 주위에서 갑자기 몹쓸 병에 걸리는 사람도 나오는 등 건강이상 징후도 보이는데 정말로 하늘에서 이런 것들 대신에 그를 낙상으로 액땜을 해주신 것일까.

우리는 사고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인간

나이가 들면 사람팔자가 모두 운수소관이라고 한 사람도 있다. 낙상으로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자 모든 시간과 사회활동이 정지되고 말았다. 일상시계가 통째로 멈춘 것이다. B대표는 이번 낙상을 당하고 사고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인간임을 느낀다. 어떤 선배들은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고 격려를 해준다. 운이 나쁘고 재수가 없었던 것은 맞지만 눈에 마가 씌운 날이라고 생각하고 쉬어가라는 것이다.

'정지된 시간' 속에서 불가에서 말하는 ‘사리는 인고의 정화’라는 말도 생각이 난다. 후회만 하지 말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을 하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뜻이 아닐까, 또 이처럼 하산길에서 미끄럼 한방에 나가떨어진다는 것은 평소 아둥바둥하며 사는 인생도 앞으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장춘몽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B대표가 쉬면서 느낀 가장 큰 의미는 줄곧 정신없이 살아온 인생의 마무리를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는 것이다. 언젠가 TV방송에서 본 노인생애체험센터가 떠올랐다. 이 센터는 노인 이전의 세대가 노인이 된 이후의 일상생활을 체험함으로써 노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고자 마련된 공간이었다.

80대 어르신이 되어 본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다 곡소리가 절로 난다. 이래저래 행동에 제약이 많아 보였고, 마지막에는 팔이 너무 아파 보이기도 했다. 이 체험센터에 다녀온 분들이 벽에 포스트잇 메모를 붙인 내용을 보고 마음이 찡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하고 타박해서 미안하다"라고… 저렇게 체험을 하고 나면 그제서야 우리 부모님이,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래서 그렇게 천천히 움직이셨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취재기자도 현장에서 저 메시지를 보고 울컥 눈물이 났다고 한다. “저희 부모님도 슬슬 노화가 오면서 제가 이해를 못 하고 그러면 "네가 내 나이 되어봐!"라는 소리를 자주 하셨는데… 왜 그러셨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교훈은 몸과 건강에 대한 경고

이같은 체험의 의미는 '사실 노인은 이렇게 힘들어! 그러니까 너네도 느껴봐!'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에 있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년 뒤인 2025년,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20%, 그러니까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2070년에는 인구 절반가량이 노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정책과 대비도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어울려 사는 이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공감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젊은이들도 한번씩 죽었다 살았다를 느낄 수 있는 ‘가상 입관 체험'을 일부러 한번씩 해보는 것이 아닐까. 미리 관 속에 들어누워서 가상 죽음체험을 통해서 삶을 반성하고 해야할 일을 준비하는 의미를 알 것 같다.

B대표는 낙상사고에 다른 결정적인 교훈은 몸과 건강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몸을 다쳐서 생고생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모든 것이 오만하거나 방심하면 안된다는 가르침 속에서 노년건강을 지키라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지금 싱그럽고 풍성한 가을이다. B대표는 '쉼표에서 깨달은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좋은 계절 가을을 대부분 집안에서 지내지만 가을을 사랑하는 일을 잊지말자고 했다. 그리고 높은 하늘을 찬양하자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앞으로는 지덕체(智德體)의 생활에서 체지적(智德)의 생활로 노년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의 염원 중 하나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일 것이다. 이 세상의 노인 뿐만 아니라 죽음을 생각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프지 않고 오래 살기를 바랄 것이다.

노년예찬<퍼온 글>

실제로 노년이 되어 살아보니 건강만 유지된다면,​ 생각보다 큰돈 들지 않고, 고급옷 보다 몸 편한 옷이 좋고, 고급 요리보다 토속 음식이 좋고,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고 간편한 것이 좋으며, 앞서가기 보다는 조금은 뒤 따라 가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과거에 다 해본 일이라 결과를 뻔하게 아는 사실이기에 조급 할 것도, 괴로워 할 것도, 자랑할 일도 없습니다. 늙음은 오히려 자유롭고 안정감이 있으며 여유롭고, 행복하기에 아주 좋은 때라 생각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다면, 건강은 기본이며, 경제적으로도 약간의 여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늙어보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으며

마음의 준비를 조금만 하고 현실을 욕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면, 노년은 고통이나 어려움보다 즐거움과 평안함이 넘치는 시기입니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모든 사람에게는 노년이 결코 고통의 시간이 아니고, 즐겁고 행복이 가득한 인생의 황금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조금도 염려하지 마세요. 노년은 괴롭고 어려운 시기가 이니라 행복을 마음껏 누리기에 가장 적합한 기간입니다. 성실하게 살아온 모든 사람에게 노년은 하느님이 주시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노년을 응원하면서 건강하고 복된 하루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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