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기업 부채비율 122.3%ㆍ차입금 의존도 31.3%...7년 만에 최고
[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전체의 42%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기업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의 경영실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돈 곳은 42.3%에 달했다. 직전 최고치는 2020년 40.9%였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100% 미만이면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전체 이자보상비율도 487.90%에서 348.57%로 낮아졌다. 매출액 영업 이익률은 하락하고 금융비용 부담률이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해 전기·가스업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차입금이 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120.3%)보다 2%포인트(p) 상승한 122.3%로,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30.2%)보다 1.1%p 오른 31.3%로, 지난 2015년(31.4%) 이후 최고치다.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하면 전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 119.1%에서 2022년 118.5%로 떨어졌고,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29.9%에서 2022년 30.4%로 0.5%p 오르는 데 그쳤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4.5%)과 세전 순이익률(4.6%) 모두 지난 2021년(5.6%와 6.5%)보다 각각 1.1%p, 1.9%p 떨어졌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6.8%에서 지난해 5.7%로 낮아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업의 경우 제품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12.9%→9.6%로 낮아졌고, 화학물질·제품 업종도 9.1%→5.4%로 부진한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1.6%→-11.1%) 등을 중심으로 4.6%→3.6%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제조업 전체 매출 증가율은 2021년 18.1%에서 지난해 14.6%로 낮아졌지만 주력 제조업과 전기가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수출 단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석유정제·코크스 매출 증가율이 66.6%에 달했고, 수출 증가 영향으로 자동차는 14.9% 매출 증가율이 높아졌다.
비제조업 매출은 전기가스업(47.5%), 건설업(13.7%) 등을 중심으로 15.4%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은 15.5%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소기업은 14.4%로 2021년(19.2%) 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하락했다.
연간 총자산증가율 역시 2021년 12.7%에서 지난해 9.7%로 낮아졌다.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제조업·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낮아진 영향이지만 통계 편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