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0:10 (토)
메리츠증권의 이화그룹투자 2,749억중 사실상 미탈출은 50억뿐
메리츠증권의 이화그룹투자 2,749억중 사실상 미탈출은 50억뿐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10.25 09:33
  • 댓글 36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리츠증권이 보유 BW 저가매도한 대신, 김회장 구속직전 남은 BW 300억은 392억에 이화측이 되사줘
구속1주전 이화측 EB 279억의 메리츠 인수는 의문. 하지만 고수익률에 안전한 논현동 땅까지 담보로
이화3사 2,749억 투자에서 580억이상 매매차익, 대부분 무사탈출. 안전담보확보. 엄청 피해 소액투자자들과 대조
▲지난 5월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김영준 이화전기 회장(왼쪽. 연합뉴스)
▲지난 5월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김영준 이화전기 회장(왼쪽. 연합뉴스)

엑시트도 메리츠증권 답게...이화전기측과 주고 받기 하며, 교환사채에는 땅 담보 붙이고, 남은 BW는 대물변제로 안전장치 확보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그렇지 않아도 메리츠증권은 과거부터 CB·BW를 활용해 부실기업의 자금조달을 많이 돕는 한편으로, 무자본 M&A 또는 주가조작 세력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그동안 받아왔다.

무자본 M&A란 말 그래도 내 돈 들이지 않고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사냥꾼은 먼저 사채업자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타깃 기업 지분을 인수하고, 주식 또는 메자닌(CBBW) 발행을 통해 신규 자금을 모집한다. 모집한 돈은 신규사업 진출이나 부동산 투자, 비상장주식 투자 등 명목으로 빼돌려 인수대금을 갚는다.

즉 무자본 M&A를 진행하는데 총알 자금이 되어줄 사채업자나 메자닌 인수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그 역할을 메리츠증권이 곳곳에서 해주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부실기업 대주주(또는 기업사냥꾼)는 돈을 벌고, 메리츠증권은 높은 중개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리츠증권과 이아이디간의 BW 매매는 김영준 회장의 각종 사업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는 센트럴타임즈에 결과적으로 큰 차익을 남길 소지를 줬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좀 더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면서 만약 맞다면 메리츠증권은 항간의 비판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꼴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5건의 이상한 거래 말고도 김영준 회장 구속 하루 전인 510일 이아이디는 메리츠증권 보유 13회차 BW 3188(주당 941, 300억원에 취득)를 주당 1,230, 392억원에 장외매수했다.

메리츠증권이 92억원의 차익을 남겼지만 이때는 이아이디 주가가 다시 많이 떨어져 있었고, 이아이디의 재매각대상이 센트럴타임즈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 5건의 거래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이화전기측이 왜 회장 구속 바로 직전에 거액 웃돈까지 붙여가며 메리츠증권 보유 BW를 사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의 5건 거래가 메리츠증권이 좀 손해를 보았다면 이 거래는 이화전기측이 손해를 감수했다는 점에서 역시 의미심장하다.

▲메리츠증권이 막판에 인수한 교환사채 내역
▲메리츠증권이 막판에 인수한 교환사채 내역

 

김영준 회장 구속 1주일 전인 54, 이아이디가 교환사채(EB) 279억원을 갑자기 발행했고, 그것을 메리츠증권이 전량 인수한 점도 또 하나 의문거리다. EB란 발행 기업이 보유한 특정 상장주식을 특정가격에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회사채를 말한다.

이 교환사채의 만기상환일은 202654일이고, 표면금리는 5%이지만 1년 후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있고, 조기상환보장수익률은 무려 연 13%. 상장주식과 교환하지 않고, 1년 후 조기 원금상환을 메리츠증권이 요구한다면 원금외 붙여주는 이자만 연 13%라는 얘기다.

또 교환 대상 상장주식은 이큐셀이란 회사 주식 9백만주다. 이큐셀은 이아이디의 종속 자회사로, 영업실적이 비교적 괜챦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202363일 부터 교환가능하지만 지난 6월말 현재까지는 아직 교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그 후 교환했는지는 장부상 기록이 아직 없다.

메리츠증권은 이 좋은 조건도 미덥지 않았던지 이아이디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237-12 땅을 또 이 교환사채의 추가담보로 잡았다. 다소 위험한 투자 물건에 과감히 들어가면서 담보 등 안전장치를 철저히 챙긴다는 메리츠 다운 투자기법이다.

이용우 의원은 국감 전 메리츠가 거래정지 후까지 정리하지 못한 BW와 이 교환사채를 맞바꾼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아이디 반기보고서에 지난 6월말 현재까지 메리츠증권이 교환사채를 보유중이라고 공시된데다 미처리 BW6월말까지 메리츠증권이 다른 방식으로 모두 정리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621, 그때까지 처분하지 못하고 남은 13회차 BW 5,111만주(주당 941, 481억원에 취득)에 대해서는 대물변제라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이아이디는 2021년 서울 여의도 레지던스 개발사업에 640억원을 간접대출해준 적이 있는데, 이 대출채권과 남은 BW를 교환한 것이었다.

여의도 개발사업이라 부도나 떼일 염려는 거의 없는 안전사업이다. 거기에다 BW 취득가보다 160억원 가량 차익까지 생길 수 있는 대출채권이다.

아무튼 이 대물변제로 2021년 메리츠증권이 인수했던 이아이디의 BW 1,420억원어치는 대부분 정리되었다. 신주인수권을 떼어 내 행사하고 남은 BW 회사채 원본 100억원은 아직 남아 있어야 하는데, 이아이디 공시 어디에도 설명이 없다. 뒤늦게 인수한 교환사채 279억원도 남았으나 확실한 부동산담보까지 있어 떼일 염려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아이디의 공시들 중 이상한 공시가 하나 더 있다. 이아이디의 지난 417일자 공시로, ‘이화전기공업이 410일 메리츠증권이 보유하던 이아이디 BW 5,6188751주를 주당 1,230원에 장외매수했다는 공시다. 매수가만 69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BW는 메리츠증권과 이아이디의 BW거래 어디에도 나온 적이 없는, 족보가 분명치 않은 BW. 이아이디의 22년 사업보고서나 23년 반기보고서에도 기록이 없다. 이아이디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콜옵션이나 재매입 등으로 확보한 BW를 센트럴타임즈 등을 거쳐 다시 이화전기에 매각할 수도 있으나 410일이면 메리츠증권이 보유 BW 1,420억원을 거의 그대로 들고 있던 때다.

메리츠증권이 1,420억원외에 또 691억원 BW를 더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각종 전후 공시들을 보면 이 공시는 허위 또는 잘못된 공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주가조작을 자주 일삼는 총수가 이화그룹을 인수한 후 이아이디를 비롯한 이화그룹 계열사들의 회계장부는 뒤죽박죽, 엉망인 곳이 적지 않다. 다산회계법인은 이아이디 재무제표들에 대해 지난 6월 반기검토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내기도 했다.

691억원어치 BW가 잘못된 공시라고 가정할 경우 메리츠증권은 이아이디 BW 1,420억원 투자에서 이자수입을 제외하고도 적어도 480억원 이상을 남겼을 것으로 일부 언론은 추정했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확인되는 BW 매각차익만 328억원이고, 대물변제 차익도 160억원 가량 되기 때문이다.

BW5차례에 걸쳐 시세보다 싼 가격에 이아이디에 매각하지 않았다면 차익은 더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양보한 댓가로 처분 못한 BW까지 무사히 거의 모두 엑시트(탈출)했다. 막판에 교환사채를 떠안았지만 고수익에다 확실한 땅 담보라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을 것이다.

 

이화전기 BW는 회장 구속 직전, 기가 막히게 전량 매도성공, 90억 이상 차익 남겨. 이트론 BW 50억원만 아직 해결 못해. 나머지 600억원은 모두 무사탈출

 

이아이디 투자 외에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BW400억원을 투자해 18개월 만에 90억원 이상 수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400억원 중 240억원은 이화전기가 콜옵션을 행사했다. 여기서는 연 4.5%의 이자수익 약 15억원을 챙겼다.

나머지 160억원원은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메리츠증권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후 김영준 회장 구속(510) 직전까지 장내 매도해 237억원을 현금화했다. 매도 기간은 54일부터 10일까지로, 모두 87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겼다.

여기서도 이화전기는 메리츠증권에 콜옵션을 행사해 회수한 BW 240억원 전량을 문제의 센트럴타임즈에 넘겼다. 이아이디 거래와 흡사하다.

▲김영준 회장 구속직전까지 이어진 메리츠증권의 이화전기 주식 매도
▲김영준 회장 구속직전까지 이어진 메리츠증권의 이화전기 주식 매도

 

메리츠증권이 21년 이화그룹의 다른 상장 계열사 이트론에 투자했던 650억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서버 및 시스템구축 등 IT관련 제조유통업체인 이트론은 최대주주가 이아이디(29.55%), 올 상반기엔 흑자 전환했지만 작년까지는 계속 적자 상태이던 기업이다.

메리츠증권은 2021101일 이트론 BW 5,281만주를 300억원(주당 568), 22530일 이트론 CB 13,409만주를 350억원(주당 261)에 각각 취득했다.

지난 11일과 425일 이트론은 이 BW 300만주(취득가 6억원) 3,700만주(취득가 74억원)에 대해 각각 콜옵션 행사를 했다. 되 사들인 것이다.

지난 428일에는 메리츠증권이 BW 2,500만주(취득가 50억원)에 대해 신주인수권 행사를 청구, 모두 주식으로 전환시켰다. 621일에는 이트론이 BW 8,500만주(취득가 170억원)에 대해 전액 대물변제 상환했다.

메리츠증권이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상환 요청했다. 이아이디와 똑같이 이트론이 서울 여의도 부동산에 투자했던 대출채권이 대물변제 대상이다.

628일에는 CB 17,500만주(취득가 350억원)를 이트론이 전량 중도상환했다. 역시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메리츠증권이 상환 요청한 것이었다. 김영준 회장 구속과 주식거래정지 사태 등으로 상환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메리츠증권이 중도 상환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트론은 이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주주인 이아이디를 상대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400억원을 조달했다. 이아이디는 이 자금을 보유 사모사채 매각대금으로 조달했다고 공시했다. 이 때문에 이트론에 대한 이아이디 지분율이 8.75%에서 29.55%로 급등했다.

이런 거래들을 거쳐 지난 710일 현재 메리츠증권 보유 CB는 전량 정리되었고 BW에서 보통주로 전환된 2,500만주(취득가 50억원, 지분율 3.54%)는 그때까지 메리츠증권이 보유중인 것으로 나온다.

그 이후 정리되었는지는 관련 공시가 없어 확인되지 않는다. 아직도 정리 못하고 있다면 이화그룹 BW들 중 거의 유일하게 제때 엑시트(탈출) 못한 물량이 될 것이다.<(3)편에 계속>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태영 2023-10-26 21:42:16
사기꾼 집단 모조리 엄벌에 처해야합니다.

전혜정 2023-10-26 16:31:26
지켜만 보지말고 액트가입으로 힘을 보탭시다

전혜정 2023-10-26 16:30:41
메리츠증권과 거래소 유착관계 조사해 더이상의 피해를 보지않게 해주에요

전혜정 2023-10-26 16:29:50
메리츠증권 철저히 조사하여 개인주주들의 피해를 막아주세요

sckbluesky 2023-10-26 15:56:56
메리츠 수익의 대부분은 비리인거 같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