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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팬오션, 보유 한진칼 지분 갑자기 전량 매각
하림그룹 팬오션, 보유 한진칼 지분 갑자기 전량 매각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10.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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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사회 열어 결정. 지분율 5.85%를 1,628억원에. 매각대상은 미공개. 블록딜 방식 매각인듯
해운업황 내리막에 하림그룹 HMM 인수전에 급전 필요해서인 듯. 작년말 호반건설에서 매입한 지분 주류
호반은 KCGI로부터 전량매입. 1차 한진경영권 분쟁 주도 지분이라 한진은 이런 손바뀜때마다 긴장할듯
▲한진칼 개인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연합뉴스)
▲한진칼 개인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전량을 갑자기 처분, 그 배경과 거래 상대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팬오션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이던 한진칼 주식 전량(3903,973· 지분율 5.85%)1,62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팬오션의 한진칼 지분 처분 공시
▲팬오션의 한진칼 지분 처분 공시

 

매각 이유는 투자수익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해운업황이 내리막길인데다 모기업인 하림그룹이 HMM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돈 들어갈 곳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팬오션 측은 공시에서 "매수자의 주식 취득에 관한 행정처리 절차가 완료된 날부터 5영업일 이내에 매각할 예정"이라며 "일자 확정시 정정 공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 상대방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거래는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은 작년 12월 호반건설로부터 블록딜 형태로 한진칼 주식 3338,090주를 1,259억원에 사들였다. 그 이전에도 장내매수 등으로 한진칼 지분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가 호반건설로부터 대량 매수하면서 지분율 5%를 넘겼다.

호반건설은 보유 지분(16.44%) 가운데 팬오션 매각분을 제외한 남은 지분 11.60%를 지금도 보유, 한진칼의 3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9년 전후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KCGI로부터 해당 지분을 매입했다. 호반건설은 223, 당시 한진칼 2대주주였던 KCGI로부터 신주인수권(80만주)을 포함해 1,1866917(17.43%)를 매수했다. 인수에 투입한 금액은 5,640억원에 달했다.

이때 KCGI가 한진칼 지분을 투자 3년 반 만에 모두 호반건설에 넘기고 엑시트에 성공함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그전까지는 조원태 회장측과 KCGI3자 연합 지분율이 팽팽하거나 3자 연합측이 오히려 우세했다. 하지만 경영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을 정부와 산업은행 권유에 의해 한진그룹이 인수키로 한 것이 결정적 변수가 되었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댓가로, 한진칼 지분 10.58%를 확보, 조 회장측의 우호지분으로 나섰다. 이 때문에 조 회장측 지분율이 우세로 돌아서면서 KCGI는 보유 지분을 모두 호반건설에 매각했고, 이로써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됐던 것이다.

당시 아시아나 딜은 산은이 한진칼에 우선 8천억원을 지원하고, 한진칼이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산은이 '한진칼을 거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지원한다는 구조였다. 이에 KCGI가 왜 대한항공 아닌 모회사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지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당시 업계에선 산은과 조 회장이 서로 '윈윈'할 방법을 찾았다는 해석이 많았다. 산은으로선 주요 그룹이 모두 거절한 아시아나를 인수할 주체를 확보하고, 조 회장 입장에선 지긋지긋한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23년 6월말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 명단
▲23년 6월말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 명단

 

하지만 이런 구도가 깨지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물론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렸지만, 산은 지분이 다시 적대 세력에 넘어갈 경우 언제든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한진칼은 델타항공과 호반건설, 팬오션 등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가 여럿이다.

KCGI 대신 호반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대량 소유하게 되었고, 그 일부를 다시 하림그룹의 팬오션에 매각하자 이 지분은 계속 관심의 대상이었다. 현재 계속 지지부진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 인수가 완전 무산이라도 될 경우 산업은행 지분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2차 한진칼 지분전쟁은 언제든 다시 점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진그룹은 이렇게 지분 손 바뀜이 있을 때마다 새 주주의 정체와 인수 의도 등을 놓고 긴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팬오션 지분매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편 팬오션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약 10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은 차액만 남기고 엑시트한 것은 그만큼 하림그룹이나 팬오션에 급히 돈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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