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유, 화학, 철강 등 수출 타격...음식료품 제조업, 음식 서비스업도 위축"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구 온난화로 지구 평균 온도가 계속 높아지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2100년경 최대 5.4%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수요 감소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이고 이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김재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6일 정선문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 이성태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와 작성한 '수출입경로를 통한 해외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국내 파급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전 세계적인 기후 충격은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수출입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에도 파급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교역 상대국의 생산성·소득 감소로 이어져 국내 자동차(-11.6∼-23.9%), 정유(-9.7∼-19.1%), 화학(-7.6∼-15.7%), 철강(-7.2∼-15.6%) 등 주요 산업의 수출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하지 않아 온도 상승이 극대화하는 녹색금융협의체(NGFS)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전 세계 GDP는 2100년경 3.8∼8.9%, 한국 GDP는 2.0∼5.4%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수입경로 측면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장기간의 온도 상승은 글로벌 농축수산물 공급 감소로 이어져 수입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아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경우 글로벌 농축수산물 가격은 평균온도 상승 폭이 1.5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하락하다가, 이를 초과하면 가격이 상승 전환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온도가 낮은 경우 온도 상승은 작물 생산성을 높이지만, 온도가 계속 오르면 작물 생산성을 저하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품 제조업, 음식 서비스업에서 생산 위축이 발생하고 부가가치가 감소한다는 예측이다.
나아가 보고서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은 재무 건전성이 악화해 채무불이행 위험과 시장가치 하락이 확대될 수 있고, 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는 향후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김 과장은 "이번 보고서에서 다루지 않은 자연재해에 의한 물리적 피해가 확대될 경우 해외 기후리스크가 글로벌 공급망을 거쳐 국내 경제에 예상보다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은 해외 기후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