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6.42%...자영업자 대출 중 71%가 평균 4.2억 빌린 다중채무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2분기(4∼6월)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각 9조원, 1조원 이상 더 늘어나며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고, 연체율도 2금융권을 중심으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분간 국내외 고금리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경기 회복 불확실성으로 한계를 맞는 자영업자 수와 이들의 부실 대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다시 최대 기록을 썼다.
대출 잔액이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 이후 네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고, 1분기(1033조7000억원) 대비 불과 3개월 사이 9조5000억원이나 불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1조원 또 늘어 역대 최대치인 7조3000억원에 달해 심각성을 더했다.
자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분기(1.00%)보다 0.15%포인트(p) 높아진 1.15%로,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게 기록됐다.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1분기 1.6%에서 2분기 1.8%로 0.2%p 올라 2014년 1분기(1.9%)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에 달했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2.2%)도 3개월 새 0.4%p 더 높아져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2.4%)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1.2%)도 2015년 3분기(1.2%) 이래 7년 9개월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 같은 연체율 급증에도 저·중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분기 123조원에서 2분기 125조2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중소득 자영업자 200조9000억원으로 13조7000억원 급증, 2분기 말 기준 대출 잔액은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 0.41%, 2.91%로, 석 달 사이 은행에서 0.04%p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37%p나 급등하며 부실 조짐을 보였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6년 3분기(0.43%) 이후 6년 9개월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15년 4분기(3.0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비은행권의 경우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2.52%, 저축은행 6.42%,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1.97%였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1.25%p나 높아져 2016년 3분기(6.91%)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치에 달했다.
2분기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이미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9%(6조4000억원) 더 늘었다. 전체 자영업 대출의 71.3%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비중이다.
한은은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 73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경우 금리가 앞으로 0.25%p 높아질 때마다 총이자는 1조8000억원, 대출자 1인당 이자는 연 58만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취약 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비중은 2021년 말 각 9.0%, 35.5%, 44.3%에서 올해 1분기 말 10.1%, 39.4%, 46.1%로 일제히 커졌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