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첫 번째 인사를 단행한다. '내부 이권 카르텔' 의혹을 받은 고위급 임원들의 직무를 해제하고 직무대행 체제를 택한 '원포인트 인사'다.
KT는 1일 주요 부문장급 이상 인사를 발표한다. 먼저 구현모 전 대표 사임 이후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검찰 수사를 받는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등 3명에 대해 직무를 해제한다.
보직 해제된 박 사장과 강 사장은 구현모 전 KT대표 재임 시절 회사 자금으로 마련한 비자금을 여야 국회의원에 임직원 등의 명의로 100만~300만원씩 나눠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7월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국민의힘 등 여권으로부터 이른바 '이권 카르텔' 관련자로 지목을 받은 인물들이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박 사장과 신 부사장은 협력사 케이디에프에스(KDFS)에 일감을 몰아준 것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를 받거나 특정 하청업체들에 용역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들을 대신해 연말까지 김영진 경영기획부문장(전무·현 재무실장), 이선주 경영지원부문장(전무·현 경영지원부문 D-TF장),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전무·충남충북광역본부장)이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직무대행으로 현재 직책과 각 부문장 업무를 겸임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새노조는 “일감 몰아주기, 쪼개기 후원 등에 연루된 고위 경영진에 대한 빠른 인사 조처를 환영한다. 이들 카르텔이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0일 열린 취임식에서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진행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KT 안팎에서는 '총책임자' 격인 이들 3명 외에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에 연루된 하위 임원들이 더 있다는 점에서 후속 인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김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갖고 일하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은 만큼 연말 인사 전까지는 꼭 필요한 쇄신 조치만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