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지난 5월에 내놓은 기존 전망치인 1.5%로 유지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 가운데 올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지 않은 곳은 KDI가 유일하다. 다만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올려 잡았다.
KDI는 10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앞서 KDI는 작년 11월 올해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가 올 2월에는 이를 유지했지만, 5월에는 1.5%로 반 년 만에 0.3%포인트 내렸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대폭 감소하며 상반기 내내 경기 부진이 이어진 게 주요 원인이었다.
성장률 전망을 유지한 데는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관측에서 비롯됐다. 민간 소비 증가세는 당초 예상(3%)보다 낮은 2.5%로 잡았다.
건설 투자는 기존 전망(0.4%)보다 높은 1.3%로 잡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사 관련 금융시장 불안이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반영했다.
총 수출은 상품 수출의 증가 폭이 확대되나, 서비스 수출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판단해 기존 전망(1.4%)을 유지했다. 특히 상품 수출은 기존 전망(0.7%)을 상회하는 1.4%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상반기 실적치가 높게 나타났다는 이유로 164억달러 흑자에서 313억달러 흑자로 상향조정했다.
천소라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상품수출은 상반기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실적치가 기존 전망을 상회했고, 하반기에는 중국경제 하방 요인과 미국 경제 상방요인이 유사한 정도로 예상된다“고 ”서비스수출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의 회복이 지연돼 기존 전망을 하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5%로, 지난 5월 전망 대비 역시 0.1%p 높였다. KDI는 "상반기 실적치가 기존 전망에 부합했으며 하반기에도 기존 전망과 유사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상반기 경우 서비스업은 외국 관광객 유입이 저조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제조업이 자동차 수출 증가 등으로 개선되면서 이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경기 회복 부진 충격파를 미국 경제 호전이 막아준 것도 상반기 실적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한 주요인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