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2:55 (토)
하나증권 상반기 영업이익 638억원...전년동기 대비 54.6% 감소
하나증권 상반기 영업이익 638억원...전년동기 대비 54.6% 감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8.04 14:0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증권 적자 원인은 2분기 830억원의 대규모 충당금...CFD 및 부실펀드 보상금 관련
국내외 부동산 평가손실도 4백억대...고금리 지속으로 앞으로가 더 문제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1~3)만 해도 5대 금융지주사들 중 전년동기 대비 당기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2번째 호실적이었다.

하지만 2분기까지 합친 올 상반기 당기순익은 NH농협금융지주의 거센 추격에 쫓겨 간신히 3위를 지켰다. 2분기 당기순익 증가율이 12%에 그쳐 1분기 호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자회사인 하나증권에 있었다. 그동안 적자라곤 모르던 하나증권이 지난 2분기에는 4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충격적인 적자에 빠졌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자회사들 중 2분기에 적자까지 낸 자회사는 하나증권 말고 없었다.

하나증권은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834억원의 순익을 내던 회사였다. 작년 2분기에도 198억원 흑자였다.

▲하나금융 자회사들의 올 상반기및 2분기 경영실적
▲하나금융 자회사들의 올 상반기 및 2분기 경영실적. 하나금융 제공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 중에도 2분기에 적자를 낸 증권사는 없었다. 오히려 흑자폭이 전년동기보다 모두 크게 늘었다. KB금융지주 소속인 KB증권은 2분기 당기순익이 1,1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나 증가했다.

신한금융 자회사인 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순익도 1,2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 늘었다. NH농협금융 소속인 NH투자증권의 2분기 순익(3,878억원) 증가율도 60%에 달했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증권업계 1,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잠정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고 있다. 두 증권사도 2분기엔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투증권은 2분기에 CFD(차익결제거래) 미수채권 약 300억원, 국내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약 400억원,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 약 200억원 등의 1회성 손실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도 CJ CGV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사채 인수분 관련 손실인식, 해외 상업용부동산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두 회사 모두 순익 폭이 많이 감소했을 뿐 2분기에 적자까지는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10대 대형 증권사들 중 삼성, 메리츠, 키움증권 등도 2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0대 대형 증권사들 중 2분기에 적자까지 빠진 곳은 하나증권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나증권은 상장사가 아니어서 수시로 실적을 공시할 의무는 없다. 2분기 분기보고서는 이달 하순이나 되어야 나온다. 하나금융지주 잠정실적 자료에도 하나증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정확한 적자원인은 알기 어렵다. 다만 하나금융 실적 발표의 몇 가지 수치로 짐작은 해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실적 발표와 공시들에 따르면 우선 2분기 하나증권의 매출(영업수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많이 줄었다. 2분기 매출은 22,749억원으로, 전년동기 44,602억원에 비해 무려 49%나 감소했다.

하나증권이 작년에 비해 영업활동을 많이 안했거나, 못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2분기 수수료이익이 948억원으로, 전년동기 1,361억원에 비해 30%나 감소했다.

그러나 2분기 매출이 많이 준 곳은 하나증권 뿐만이 아니다. KB증권의 2분기 매출도 59%나 줄었다. NH증권 매출도 2분기에 많이 줄었다. 그런데도 이들 증권사 순익은 많이 늘었다. 매출 감소가 하나증권의 적자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2분기 잠정실적 하이라이트
▲하나금융 2분기 잠정실적 하이라이트. 하나금융 제공

하나증권이 2분기에 갑자기 큰 규모의 적자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2분기에 쌓은 대규모 대손충당금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손충당금이란 투자하거나 빌려준 돈의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미리 비용으로 쌓아두는 돈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을수록 순익이 그만큼 줄어든다.

하나금융 실적발표자료 상의 2분기 대손충당금 신규적립액은 하나증권이 830억원에 달한다. 규모가 몇 배나 더 큰 하나은행의 1,710억원 다음으로 계열사들 중 두 번째로 많이 쌓았다. 이 충당금이 없었다면 하나증권은 2분기에도 흑자였을 것이다.

하나금융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박종무 하나금융그룹 CFO(최고재무관리자)“CFD 관련 충당금을 500억원 초반 규모, 부실펀드 판매관련 보상금 충당금으로 530억원대를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이 충당금들을 2분기에 모두 쌓은 것은 아니겠지만 2분기 신규 충당금 전입액의 상당 부분이 이 충당금들일 것이다.

CFO는 또 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자본을 하나증권에 많이 투입하면서 하나증권이 IB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왔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IB자산에 대한 평가가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IB자산 관련 평가손실이 (2분기에) 대략 400억원대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IB자산이란 하나증권이 지난 몇 년간 그 어느 증권사보다 의욕적으로 투자해왔던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자산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국내외 부동산경기 침체로, 많은 국내 증권사들의 우발부채와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대형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 중소형 증권사들은 국내 부동산PF의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우발부채가 특히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 중점 모니터링이 필요한 대형 증권사로, 미래에셋·하나·메리츠·대신증권 등을 꼽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하나은행의 각종 대출금 1585억원 중 7.72%에 달하는 817억원이 부실성(고정이하) 여신이다. 사모사채 투자금 4,391억원 중 32.5%에 달하는 1,429억원 또한 고정이하여신이다. 미수수익 1,709억원의 5.2%도 고정이하로 분류돼 있다.

주로 국내외 부동산 등에 투자한 투자금이나 여신들 중 3개월 이상 연체 중인 것이 이 정도라는 얘기다. 3월말 하나증권의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7%, 1년 전 1.07%에 비해 1년 사이에 0.8%포인트나 치솟았다.

▲부실성여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 증권사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
▲부실성여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 증권사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

국내외 부동산투자 중 위험물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CFD, 부실펀드 판매보상금 등까지 겹쳐 하나증권은 2분기에 다른 어느 증권사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대손충당금과 IB자산 평가손실을 입는 바람에 적자전환 충격에까지 빠졌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부동산PF  부실화에 이어 CFD사태, 해외 부동산투자 부실 등이 잇따라 발생하자 최근까지도 증권사 관계자회의를 소집, 더 많은 대손충당금 등을 쌓도록 계속 독려하고 있다. 하나증권도 여기에 자주 불려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등이 특히 하나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에 대해 충당금을 과다할 정도로 충분히 쌓도록 독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는 작년 상반기 38억원, 1분기 221억원에 그쳤던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이 2분기에 830억원까지 급등할 수가 없다그만큼 하나증권에 위험 상황에 놓인 국내외 부동산투자나 우발부채들이 많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경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큰 개선이 어렵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고금리 지속, 실물경기침체 등으로 미국 홍콩 유럽 등의 상업용 부동산 경기는 앞으로도 문제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하나금융지주로선 지난 몇 년간의 복덩이가 이제는 애물단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을 것이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