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석유류 가격의 하락 영향으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2.3% 상승하면서 2021년 6월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에 그쳐, 29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지난해 동기와 견줘 2.3%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5.0%에 이어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 2월부터 둔화세를 지속했다. 6월 물가 상승률은 2.7%였다.
석유류 가격의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류는 25.9% 하락했는데, 휘발유는 22.8%, 경유는 33.4%, 등유는 20.1%씩 급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8% 상승했다. 상승폭은 2021년 2월(1.7%)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공업제품 물가도 전년동월대비 보합 수준을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는 6.8% 올랐지만 석유류 가격 하락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를 상쇄시킨 것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동월대비 21.1% 상승하며 전월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했다. 공공서비스가 1.2%, 개인서비스가 4.7%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9% 상승하면서 지난해 1월(5.5%)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외부 충격에 따른 변동성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3.9% 오르며 전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같은 기간 3.3% 상승하면서 전월(3.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은 전월보다 7.1% 뛰었다. 채소류 중에서 상추(83.3%), 시금치(66.9%), 열무(55.3) 등 잎채소 가격이 한 달 전보다 크게 뛰었다.
폭우 영향이 지난달 말부터 본격 반영된 만큼 이달까지 채소류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류 물가는 월중 총 3번 조사하는데 이번 폭우 영향이 세 번째 조사 때 많이 나타나 등락률이 낮게 나온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정부에서 공급 측면에서 노력하는 측면도 있어서 이달 물가가 올라갈지 내려갈지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