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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에 가장 크게 당했던 우리은행, 또 홍콩펀드에 수백억 물어줄 판
라임펀드에 가장 크게 당했던 우리은행, 또 홍콩펀드에 수백억 물어줄 판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7.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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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주도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펀드 2,800억원, 최근 90% 상각처리, 최대 판매사 우리은행 또 연루
756억원이나 판매. 라임펀드 등 선례있어 또 대신 수백억원 물어줘야할듯. 이미 보상절차와 내용안내 시작
우리은행은 최대펀드사고인 라임때도 금융사들중 최대인 1,390억 보상. 이 보상 아직 진행중인데 또 보상
▲우리은행 본점(연합뉴스 제공)
▲우리은행 본점(연합뉴스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몇년 전 라임펀드를 판매했다가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틀어 가장 많은 피해 보상액을 투자자들에게 물어주려고 충당부채를 대거 쌓았던 우리은행(행장 조병규)이 이번에는 홍콩 빌딩 투자펀드를 대신 판매했다가 또 수백억원을 물어주게 생겼다.

우리은행은 최근 90% 상각 처리된 미래에셋증권의 2,800억원 규모 홍콩 오피스 빌딩 펀드에 투자한 고객에게 손실 중 일부를 보상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달 27일부터 '시몬느대체투자전문사모투자신탁제12'에 투자한 고객을 대상으로 손실을 일부 보전하는 자율조정을 실시한다는 공지를 안내하고 있다.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해당 펀드를 조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20196월 중순위(메자닌)로 해당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800억원을 대출해 줬다.

우리은행은 당시 초고액 자산가들을 비롯한 고객들에게 해당 펀드를 총 765억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딩 펀드에 투자한 다른 어느 국내 투자사들보다 금액이 많다.

▲문제의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미래에셋증권 제공)
▲문제의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미래에셋증권 제공)

이후 홍콩 부동산 시장의 위축, 고금리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해당 빌딩은 싼값에 매각됐다. 일부 선순위 투자자들만 투자자금을 회수했고, 한국 투자자들을 비롯한 중후순위 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이에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8일 조성한 펀드 자산의 90% 내외에서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원래 펀드 투자는 투자자도 고수익을 노려 고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어서 중간 판매사가 이를 무조건 보상해줄 의무는 없다. 그러나 과거 라임 펀드, 옵티머스 펀드 등 부실펀드 환매중단사태때 판매사의 보상 선례가 있어 이제는 판매사가 무조건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투자자들에게 일부라도 대신 보상해주는 관례가 사실상 생겼다.

우리은행은 고객피해 방지 및 신뢰 회복차원에서 사적화해의 수단으로 이번에 자율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고객과의 자율 조정을 거쳐 투자원금 일부를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부터 펀드 투자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자율조정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준용해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보상 완료 후 운용사를 대상으로 구상권 청구 및 중순위 채권 추심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관련 고객은 30여명으로 알려졌으며, 보상비율은 통상 40~80% 수준이다. 투자자가 보상에 만족하지 못하면 소송 등으로도 번질 수 있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말 충당부채
▲우리은행의 올 1분기말 충당부채

이런 우발채무에 대비하라고 보통 충당부채를 쌓아 둔다. 우리은행의 지난 3월말 현재 충당부채 잔액(별도기준)은 모두 4,419어원, 이중 이같은 손실보전용으로 쌓는 기타충당부채는 2.333억원 수준이다. 일단 이 돈으로 보상을 하고, 모자라는 충당부채는 새로 더 쌓으면 된다. 새로 쌓을수록 올해 이익규모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과거 발생한 부실 펀드사고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라임펀드를 판매 대행했다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보상을 해준 금융회사도 우리은행이었다.

지난 2021년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 정무위원회 유의동 전 의원(당시 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금융투자상품 투자자 피해에 대한 보상지급 내역에 따르면 20161월부터 218월 말까지 은행과 증권사가 판매한 금융투자상품 문제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선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인 보상금액은 모두 1666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은행들의 지급결정 보상액은 총 4,615억원이었고, 라임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의 피해 보상액(예정)1,390억원으로 은행들 중에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라임 무역펀드를 판 신한은행 1,370억원, 라임펀드와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이 1,08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의 각종 펀드사고 관련 올1분기 보고서 공시내용
▲우리은행의 각종 펀드사고 관련 올1분기 보고서 공시내용

우리은행의 올 1분기 보고서에는 “2020년 중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지연으로 예상되는 고객 손실에 대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에 따라 지급할 가능성이 있는 계약 반환금 및 손실 보상금 추정액에 대한 최선의 추정치를 충당부채로 인식했으며, 20233월말 현재 본건에 대한 충당부채는 1,216억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부는 보상했고, 아직 보상이 예정된 금액이 이 정도라는 뜻으로 보인다. 라임펀드 보상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펀드 피해보상을 하는 셈이다. 212월 환매중단을 선언한 라임펀드는 환매중단액이 모두 14,651억원으로, 각종 펀드 피해금액들중 지금까지 규모가 가장 컸다.

우리은행의 기타충당부채는 라임펀드 보상 말고도,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로 생긴 추정배상금액과 금융위가 부과할 과태료, 역시 21년 환매지연사태를 빚은 플랫폼아시아펀드(357억원)과 젠투파트너스 DLS(126억원) 등도 모두 커버해야 한다.

여기에 이번 홍콩 펀드까지 보상해주면 기타충당부채가 바닥날 수 있다. 당연히 충당부채를 올해 중 대규모로 더 많이 쌓아야 할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올1분기 각종 수수료 수익
▲우리은행의 올1분기 각종 수수료 수익

펀드 운용과 판매 등이 주 업무랄 수 있는 증권,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들과 달리 은행에게 펀드 판매는 일종의 부업 중 하나다. 라임펀드 사태 때 대신증권의 경우 2,000억원의 라임펀드를 팔아주고 얻는 수수료 수입이 고작 25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후 밝혀진 적이 있다. 은행들의 펀드 판매수수료도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아무리 펀드를 많이 팔아도 한 해 펀드 판매대행수수료 수익은 기껏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단위라면서 수억, 수십억 벌려다 그 수십 배, 수백 배 대신 물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은행들에서 자꾸 이런 사고가 나는 것은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많이 올리고, 다각화하라는 은행과 금융지주 상부의 무리한 독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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