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차례 베이비스텝 인상 가능성 예고, 조기금리인하론에 쐐기.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억제에는 부정적
부동산PF, 새마을금고 등 부작용 고려, 당분간 정부의 부분적 자금풀기에 협조, 제한적 긴축유지 방침 시사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최종 금리수준과 관련, “6명의 금융통화위원 모두가 3.75%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돼 현재 기준금리는 3.5%이다. 앞으로 한차례 더 금리를 0.25%p 가량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물가야 어떻게 되든 아파트값 재상승과 주가폭등 등만 노리는 일부 세력들의 ‘연내 조기 금리인하론’에 일단 쐐기를 박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를 결정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물가나) 미국 물가 역시 생각보다 많이 안정됐지만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다시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연내 인하 이런 건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가목표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며 “시기가 연말이 될지, 언제가 될지 못 박는 포워드가이던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또 다시 급격히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동향과 관련,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줄이는 거시적 대응이 필요하다. 예상 밖으로 급격히 늘어날 경우 금리나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이 다시 오르는 추세로 바뀐다면 과도하다 평가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단기적으로 급격히 조정하려면 의도치 않는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데, 부동산PF 문제나 역전세난, 새마을금고 사태 등이 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거시경제 전체와 미시적으로 타깃해서 공급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거시적으로는 전체 유동성을 흡수하고 조절하는 상황이다. 예를들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담보를 팔 수 있게 하고, 유동성을 지원하는게 제가 보기에 한은의 역할이다. 그런 유동성은 공급하지만, 미시적 거시적 유동성 공급은 구분해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동안 긴축과 고금리 유지를 강조하면서도 정부의 부동산대책 등 특별자금 풀기에는 사실상 방관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여 일부 비판을 받아왔다. 부동산PF, 새마을금고 사태 등 때문에 변칙적으로 자금을 계속 풀고 있는 정부 방침에 한은은 당분간 계속 협조할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그는 새마을금고 사태와 관련, “특정 업권의 문제가 아닌 개별 기관의 문제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