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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對 가문의 비밀
가문의 영광 對 가문의 비밀
  • 임정덕
  • 승인 2023.07.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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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덕 칼럼] 자기의 이름이나 업적이 역사에 남겨져 기록되고 인정되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가장 큰 소원이자 희망의 하나일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집안의 조상이나 가족이 나라나 사회에 공헌하거나 기여한 것이 인정되어 있으면 자부심을 느끼고 주위에 자랑하기도 하며, 주변에서는 그런 이들을 부러워한다. 

특히 해당 인물이 시공간적으로 멀지 않고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영광스럽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당사자 본인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기여나 업적 또는 희생으로 가족이나 후손이 나라와 사회의 인정과 칭송과 대접을 받으면 큰 보람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고귀한 일과 관련된 인물이나 사건은 시간이 지나도 근거나 증거를 찾아서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게 일반적이다. 필자도 이모께서 독립운동을 하셨고 해방 후에는 사회사업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셨다는 사실이 널리 인정받고 있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여긴다. 

최근에는 외숙모께서도 3·1 만세운동에 적극 참여하셨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국가보훈부의 인정을 받게 되어 크게 자랑스럽고 보람을 느낀다. 훌륭한 조상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더불어 보람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5·18 민주화운동은 여러 어려운 과정을 거친 끝에 나라의 주요 업적으로 공식 인정된 만큼 관련 유공자를 발굴하여 기리고 포상도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절차라고 본다. 그들의 공적과 기여는 자세히 조사되고 기록되어 역사에 남겨져야 마땅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바로는 이들 5·18 유공자는 당사자 본인뿐만 아니라 직계 가족에게도 금전적 지원은 물론이고 여기에 더하여 취업 등에도 특전을 베푸는 파격적인 ‘음덕(陰德)’까지 제공한다고 하므로 독립 유공자나 호국 유공자들보다 더 대접하고 기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럴수록 당사자나 가족 또는 후손은 더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스럽게 느끼며 주변에 알리고 사람들은 이를 인정하고 칭송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영광스러운 사실이나 인물을 공개적으로 알리지도 않고 비밀에 부쳐서 많은 의심과 의혹을 자아내는 것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중에 나도는 각종 5·18 유공자 명단이나 내용을 믿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 제대로 공표되지 않고 이런저런 소문이 계속 나돌면 그런 소문을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혹시 무슨 떳떳하지 않은 내용이나 인물이 포함되거나 아무도 모르는 고약한 사연이 숨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릇 국가 유공자라 하면 이름을 역사적으로 기록할 뿐만 아니라 비석이나 돌, 또는 기념관 등에 새겨 기리는 것이 일반적이거늘 5·18 민주화 유공자들은 이름을 새기지도 않고 오히려 새겨진 이름이 있다고 하더라도 덮개로 가리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법으로 만들었다니 괴이하기 짝이 없다.

그 과정에 참여한 인물들은 한심하고 유치한 짓을 태연히 자행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법안을 누가 발의했고, 입법 절차와 과정을 진행한 사람들과 그 법안에 찬성한 사람들은 누구인지도 낱낱이 밝혀 후대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국가가 인정하고 여러 형태로 지원하는 모든 유공자는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순간부터 공인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공인과 사인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개인 정보 보호’라는 엉뚱한 구실을 갖다붙여 국가와 사회의 영웅이 누구인지, 그들의 공적은 무엇인지조차 감추려는 것은 어쩐지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임정덕 ( jdlim@pusan.ac.kr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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