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신임 총재로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지명하며 일본이 완만하게 금융완화의 출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견해가 커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오는 4월 8일 퇴임하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후임자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기용하겠다는 인사안을 14일 의회에 제출했다고 교도통신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
보도에 따르면 오는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아마미야 마사요시, 와카타베 마사즈미 부총재의 후임자로는 히미노 료조 전 금융청 장관,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이사가 각각 지명됐다.
중의원과 참의원은 이달 24일 이후 일본은행 총재와 부총재 후보자의 금융정책 견해를 듣는 청문회를 열어 동의 여부를 정하고 내각이 임명할 계획이다. 임기는 모두 5년이다.
일본은행 총재는 오랫동안 일본은행이나 재무성 출신 인물들이 맡아왔다는 점에서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에 취임하면 학자 출신으로는 태평양전쟁 이후 첫 사례가 되며, 일본은행과 재무성 이외 인사로는 1969년까지 총재로 일한 우사미 마코토 씨 이후 처음이 된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내고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벤 버냉키에 비유되고 있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도쿄대 경제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거시경제와 금융정책을 연구한 학자로, 버냉키와 마찬가지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활동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다.
우에다 내정자의 당면 과제로는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과 이례적인 물가 상승, 장기금리 왜곡을 불러온 대규모 금융완화의 출구를 찾는 것이 꼽혔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은행 수장으로는 역대 최장기간인 10년간 재임하면서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했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새 총재에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우에다 내정자는 지난 10일 총재 기용설이 보도된 뒤 우선은 전임자인 구로다 총재의 금융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장 상황을 보면서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행 전직 간부는 "(우에다는) 아베노믹스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을 유지하지 않고 경제 정세에 따라 정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평했다.
아사히신문은 부총재 내정자인 히미노 전 장관은 국제금융 분야에 정통하고, 우치다 이사는 일본은행에서 금융정책을 기획하고 입안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학자 출신인 우에다 전 심의위원을 적절히 보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총재에 오르면 완만하게 금융완화의 출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