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3개월간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식을 1.4조원이나 순매수했지만 이 기간한 테슬라 주가는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3개월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테슬라로, 순매수한 금액이 무려 10억7754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처음 1개월 간은 3억4361만달러(4415억원), 그 다음 1개월은 4억6546만달러(5981억원), 마지막 1개월은 2억3251만달러(2988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위 종목인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의 4억1992만달러(5400억원) 대비 2배 이상이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이처럼 테슬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는 동안 테슬라 주가는 반 토막 났다.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지난 9월 21일 장 중 313.8달러를 찍은 뒤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 해당 기간 58.3% 폭락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하루 동안 주가가 8.9%나 내리며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인 125.35달러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하락율은 35.6%나 됐고 연초 대비 하락율은 무려 64%에 달했다
이에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9월 21일 150억2846만달러(19조3000억원)에서 지난 21일 75억9869만달러(9조7500억원)로 49.4%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음에도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는 절반으로 축소된 것이다.
성장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아온 테슬라 주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최근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까지 겹친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성장주에 불리한 거시경제 환경이 조성된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경쟁업체들이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테슬라의 주가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무조건적인 '저가 매수' 전략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주식 전문가의 조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슬라는 내렸을 때 사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앙 같은 것이 퍼져 있지만 테슬라 급락은 단순 악재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에서 오는 것이 많기 때문에 낙폭 과대주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테슬라 팬덤이 식어가는 것"이라며 "통상 대기업 CEO와 다르게 머스크는 테슬라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지속했고, 트위터 인수 이후 과격한 구조조정과 소통 방식 등으로 소비자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