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주담대 차주, 연간 이자부담액 630만원↑…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 이자폭탄 현실화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7월 은행권 코픽스가 한달 만에 0.52%포인트나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크게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것이다. 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의 이자 폭탄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전월대비 0.5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시중은행들은 17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 등에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게 된다.
또한 잔액 기준 코픽스는 1.83%에서 2.05%로 0.22%포인트 올랐고, 2019년 6월부터 새로 도입된 ‘신(新) 잔액기준 코픽스’도 한 달 새 0.20%포인트가 올라 1.62%가 됐다.
주담대 변동금리 지표가 되는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지난달 예적금 금리가 3%대까지 상승한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여신을 위한 자금 조달비용, 즉 원가가 올랐고 이에 따라 대출 금리도 오르는 수순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주면서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덩달아 코픽스도 상승해 대출 금리를 밀어올리는 것이다.
은행권이 취급하는 전세자금대출도 대부분 코픽스와 연동된 경우가 많아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출자가 실제로 받아들게 될 금리 인상폭은 더욱 커지고 이자부담액도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통상 6개월마다 바뀌어 갱신월을 앞두고 6개월간 누적된 코픽스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기준 신규 취급액 코픽스 1.64%와 비교하면 반 년 만에 증가폭이 1.26%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5억원의 변동금리 주담대를 받았다고 가정할 때 연간 이자부담액이 63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최근 국제 유가가 일부 하락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느슨해졌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흐름이 꺾이지 않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고강도 통화 긴축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직후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까지 기준금리를 3%선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동금리 차주들의 금리부담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비중이 80% 달하는 만큼, 대출금리가 대출자 10명 중 8명은 바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