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경기 안성경찰서는 안성 고삼농협 직원이 석 달 동안 5억원을 빼돌렸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올해만도 농협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이 9건에 달해, 내부 감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경기 안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안성 고삼농협은 최근 30대 직원 A씨를 사기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양곡 매입과 판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지난 2∼5월 영농조합 이사 B씨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받는 수법으로 물품 대금 5억원 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A씨가 지난달부터 잠적한 뒤 연락이 두절되자 이를 수상하게 여겨 조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횡령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농협은 각종 증거를 확보하고 정확한 피해 금액을 산출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A씨와 B씨의 공모 여부 등을 파악하는 한편 A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최근 농협에서는 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농협에서 확인된 횡령 사건만 9건에 이른다.
지난달에는 경기 광주시 지역농협에서 직원 C 씨가 스포츠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회삿돈 5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C 씨는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사기,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중앙농협 구의역 지점의 한 직원이 고객 10여 명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로 대출받은 뒤 50억 원가량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 파주시 지역농협에서는 한 직원이 5년간 76억 원을 횡령해 가상화폐 투자와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해 구속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와의 간담회에서 “일부 조합에서 발생한 시재금 횡령 등 금융사고는 상호금융업권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조합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