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매각 통한 자금 확보 추진 중이지만 헝다 불확실성에 매각 난항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300조원대 부채로 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오는 23일 지난달 내지 못한 달러 채권 이자 지급 유예 기간이 끝나게 됨으로써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헝다는 지난 19일 국내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 이자는 겨우 지급했지만 부채 상환 능력에 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헝다의 주택 건설 부문 계열사인 헝다부동산(恒大地産)이 전날 중국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 이자 1억2180만 위안(약 225억원)을 예정대로 지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20일 보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달 23일과 29일, 이달 11일 각각 예정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채권 이자를 지급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정된 자금을 가진 헝다가 디폴트 유예 기간을 따로 주지 않는 국내 위안화 채권 이자부터 우선 갚았을 뿐이라면서 유동성 위기 호전 징후가 없다고 보고 있다. 위안화 부채 상환이 해외 달러화 채권 보유인이나 주요 신용평가 기관들을 안심시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헝다가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23일까지 한 달 전 지급하지 못한 8350만 달러(약 983억원)에 달하는 채권 이자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달러화 채권 계약서상으로 예정일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디폴트를 낸 것으로 간주되지 않지만 유예 기간인 이달 23일까지 헝다가 이자를 내지 않으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23일 채권 이자를 지급해도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 내지 못한 채권의 유예기간 30일 만료일이 차례로 또 돌아온다.
이에 헝다는 부동산 관리 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 지분 51%를 약 400억 홍콩달러(약 6조원)에 다른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에 파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 자동차사인 내셔널일렉트릭비클스웨덴(NEVS)을 각각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헝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국유기업인 웨슈부동산(越秀地産)이 헝다로부터 홍콩에 있는 건물을 17억 달러(약 2조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헝다의 재정 상태를 둘러싼 우려 때문에 매입 의사를 거둬들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15일 보도한 바 있다.
매체는 또 19일 헝다 사태를 관리하는 광둥성 당국의 허가가 나오지 않아 국유은행의 인수 관련 대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따라 헝다의 가장 큰 자산 매각이 될 헝다물업 지분 51% 거래도 보류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