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연간 거래액만 약 20조원인 e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카카오·신세계와 함께 MBK파트너스·칼라일·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가 뛰어들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적격 인수 후보가 추리는 예비 입찰 일정이 오는 16일이라고 잠재 인수 후보 기업에 통보했다. 앞서 카오·신세계·MBK파트너스 등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는 카카오·신세계·MBK파트너스 등 온라인 유통 부문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곳들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16년 연속 흑자를 낼 정도로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어 세 번째인 알짜 기업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61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이다. 지난해 물품을 판매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기준 매출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8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수 금액은 4조~5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베이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를 5조원 이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미국 증권 시장에 상장하고 또 한 번 막대한 투자금을 끌어모으게 되면 국내 유통업계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시기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건 e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중심이었던 e커머스 부문을 전방위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지난해의 카카오 e커머스 거래액 3조원(추정)에 이베이코리아 거래액(20조원)이 합쳐지게 되면 단숨에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과 함께 업계 선두권으로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SSG닷컴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거래액이 4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신세계도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이 더해지면 네이버·쿠팡 못지 않은 e커머스 강자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 기반인 홈플러스가 최근 크게 고전하고 있는 MBK파트너스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시도함으로써 상황 역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예비 입찰도 하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누가 인수하든 유통업계가 또 한 번 격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