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은행권을 대표하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이 총 7명으로 압축됐다. 이번 후보에는 관료 출신과 전·현직 은행권 수장이 두루 포함됐다. 최종 후보자 1명은 다음 주 중 결정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10개 시중은행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으로 구성된 은행연합회 이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회의를 열어 두 번째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7명의 롱리스트(잠정 후보군)를 확정지었다.
후보에는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그룹 사장,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주요 금융협회장에 관료 출신 인사들이 선임되면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커지자 민간 출신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관직을 그만둔 지 1년 남짓 지난 시점에서 관련 기관장으로 가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은행장이 연임했으면 했던 김태영 은행연합회장도 역시 고사 의사를 전했다. 그는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각 금융협회장에 관료 출신 인사들이 선임되며 ‘관피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앞서 손해보험협회장 후보에 오른 진웅섭 전 금감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은 “현직에서는 인허가 등 금융권의 목줄을 꼭 잡고, 민간인이 되면 억대 연봉 자리를 챙겨 받으며 로비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모피아 출신들을 비판했다.
그는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면 공급자 이익은 늘지만, 소비자 후생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모피아들이 표면적으로는 실력과 소통이 원활하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관예우가 자리잡고 있어 소비자이익을 갉아 먹는 악행이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은행연합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민간 출신 후보들이 눈에 띈다.
이사회는 다음주 중 마지막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 1명을 추린다. 23일 정기 이사회에서 정하되 24~25일쯤으로 날짜를 넘길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사진은 다음주 중 마지막 회의를 열고 단수의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 뒤, 오는 23일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에서 후보를 최종 확정된다. 이후 22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공식 선출된다. 현 김 회장의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