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도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빌려줄 때 받는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8~9% 수준으로 수년 째 높게 유지되고 있는 반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예탁금 이용료는 대거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올 들어 고객 예탁금 이용료를 잇따라 인하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달 1일 기존 50만 원 이상 0.6%, 50만원 미만 0.25%이던 예탁금 이용료율을 각각 0.2%, 0.1%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도 2016년 3월부터 위탁자 예수금, 저축자 예수금, 선물·옵션 예수금, KRX 금 상품 예수금에 적용되는 이용료율을 이달부터 50만원 이상 0.5%, 50만원 미만 0.1%로 적용하고 있었는데 각각 0.1%, 0.05%로 인하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50만원 미만 기준 예탁금이용료율을 기존 0.2%에서 0.1%로, 50만원 이상은 0.55%에서 0.2%로 대폭 내렸다. 앞서 하이투자증권도 지난달 18일 50만원 이상 예탁금 이용료율을 0.5%에서 0.2%로, 50만원 미만은 0.2%에서 0.1%로 내렸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예치한 자금으로 증권사는 이 돈을 한국증권금융에 맡긴 후 운용한 자금으로 얻은 수익을 통상 3개월 간격으로 고객에게 돌려준다.
한국증권금융에서 개별 증권사에 지급하는 수익률이 1.182%인 것에 반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이자가 지나치게 낮게 측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동학개미’의 등장으로 개인 자금이 급증한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수년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융자 대출을 받고 있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증권사별로 보면 31~60일 이자율 기준으로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부국증권이 9.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8.9%이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SK증권, 메리츠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한양증권, IBK투자증권이 8.5%로 상대적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
이를 두고 투자들 사이에선 신용거래융자가 반대매매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신용리스크가 적은데도 증권사가 금리를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를 해준 뒤 주가 하락 등의 부정적 요인으로 담보비율 140%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와 연동이 되는데 완벽히 비례해서 연결되지 않는다”.“증권사는 자금조달 방식이 은행의 예대마진처럼 수신한 것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다시 대출하는 방식이 아니다”면서 "고유 자산이나 빌려와서 조달을 하기 때문에 예탁금이용료 이자율이 기준금리에 똑같이 연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