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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열흘새 무려 18조 투자 이례적 발표..."법원-검찰 의식 행보?"
이재용, 열흘새 무려 18조 투자 이례적 발표..."법원-검찰 의식 행보?"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0.06.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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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하는 투자 단행하겠다"
법조계 일각 "내가 없다면 삼성 경영이 마비될 수 있다는 암묵적인 신호와 경고 보낸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와 미·중 무역전쟁 등 '복합위기'에 또 한번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하는 결단을 내렸다.열흘 새 18조원에 이르는 '선제적 투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1위'와 '메모리(D램·낸드플래시) 초격차 유지·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법조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부분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해진 가운데, 삼성이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로 한 것이 법원과 검찰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조심스런 반응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현재 대법원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재판과 검찰의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조사 결과에 따른 사법처리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검찰은 두 차례 소환 조사로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1년 6개월 동안 이어진 삼성 수사가 종착역을 향하면서 이 부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삼성 임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대부분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해진 가운데, 선제적 결단을 통한 미래 기회 선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평택캠퍼스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추가로 투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투자할 규모가 약 8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용의 부쩍 잦아진 현장경영 행보-투자 발표, 책임경영 의지+사법 리스크 줄이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삼성은 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인재개발원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사장단을 대상으로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 사장단이 외부 강연을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건 지난 2017년 2월 이후 3년 4개월만이다. 삼성이 3년 여만에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한 건 지난 달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사과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015년 단지 조성공사를 한 지 5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망라하는 반도체 복합 생산기지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날 투자 발표 또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을 둘러싼 최근 분위기를 우려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총수 공백이 사업과 경영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들은 '삼성 리스크'가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리 만무하다면서 자칫 기업 전체의 역동성까지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최근 부쩍 잦아진 현장경영 행보와 잇단 투자 발표를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면서도 혹시라도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거나 줄이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자신을 구속으로 몰아넣었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과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문제로 검찰의 사법처리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검찰은 장시간의 조사를 마친 후 사흘 만에 이 부회장을 다시 부르며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한다. 이에 따라 합병·승계 과정에서 불법이 의심되는 행위들을 각각 기획·실행한 주체를 파악하는 한편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수뇌부가 어디까지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추적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삼성은 합병 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달 대국민 사과를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평소 삼성전자 주총에도 잘 출석 안 해...사법처리 땐 삼성경영 어렵다는 시그널 법원-검찰에 보낸 것"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8000억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4조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합병 비율의 적절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까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작년 9월부터는 분식회계의 동기가 된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들어 부쩍 가속도를 붙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추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달 6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는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달 21일 평택 EUV 파운드리 투자 결정 당시에는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코로나19 부담에도 지난달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 전격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책임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며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검찰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혐의 역시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팀이 장시간의 조사를 마친 후 사흘 만에 이 부회장을 다시 불렀다는 점에서 삼성 측이 매우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법조계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 삼성전자 정기 주총에도 잘 출석하지 않는 등 폐쇄적인 행보로 경영 전면에 잘 나타나지 않았으나 대법원 파기환송심과 검찰수사를 전후로 공개행사에 자주 나타나고, 잇달아 투자발표를 하고 있는 점이 이례적”이라며 “이런 일들이 아무래도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자신이 없다면 삼성의 경영이 마비될 수 있다는 암묵적인 신호와 경고를 법원과 검찰에 동시에 보내는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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