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NH농협생명이 낮은 운용이익률과 지급여력(RBC)비율 때문에 신용등급 강등을 면치 못하게 됐다.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과 헤지 비용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게 돼 운용자산이익이 2%대에 머무르면서 자본 확충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9일 NH농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RS)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무보증후순위채 신용등급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보험금지급평가는 보험사의 보험금지급능력과 관련된 ‘재무건정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다. 생보사들은 고객에게 보험료를 받기 때문에 후순위채만 신용등급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해 6월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기평은 NH농협생명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건정성 지표인 RBC비율 관리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채권과 수익증권 등 운용자산이익률이 2%대에 머물렀다. 2018년 해외 유가증권 투자에서 환 헤지 비용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타격으로 운용이익률 3%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생명보험사의 평균인 3~4%을 밑돈다.
수익 구조 자체에 주력 채널인 지역 농·축협 조합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농업지원사업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기평은 분석했다.
실제로 NH농협생명은 농업지원사업비로 2017년 526억원, 2018년 628억원, 2019년 761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더불어 농협생명의 자본적정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RBC비율이 2018년 대규모 적자 시현으로 200% 미만으로 하락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190.15%로 2017년 말 217.9%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했다.
최근 보험업계의 손해율 상승 기조와 낮은 운용이익률을 감안 할 때 별다른 방책 없이는 건정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농협생명 측도 자본확충 필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부터 후순위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신용등급 조정으로 인해 후순위채 조달 여건이 나빠졌다.
후순위채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발행 금리나 수요 모집 부담은 가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