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긴급사태 선언에 “GDP 64조원 증발”...108조엔 대책 무용지물
日 긴급사태 선언에 “GDP 64조원 증발”...108조엔 대책 무용지물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4.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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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광역단체 외출 자제로 대규모 소비 위축 예상...경제 대책 실효성에도 ‘물음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지난 7일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한 달가량의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이 한 달 동안 일본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64조원이 날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닛세이 기초연구소는 전날 긴급사태 선언에 따라 일본 GDP가 5조7000억엔(약 64조965억원) 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추산치를 내놨다. GDP의 약 1.04%에 해당하는 규모가 증발한다는 셈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도쿄도(東京都), 가나가와(神奈川), 사이타마(埼玉), 지바(千葉), 오사카(大阪), 효고(兵庫), 후쿠오카(福岡) 등 7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닛세이 기초연구소는 일본 전체 GDP의 약 절반을 담당하는 해당 7개 지역의 외식, 숙박, 오락·레저 산업·교통 등의 소비가 한 달간 억제된다고 가정하고 GDP 감소치를 산출했다.

또 니시오카 신이치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주임연구원은 긴급사태가 발령된 한 달간의 소비 감소로 4조~6조엔(약 44조9천924억∼67조4천694억원) 수준의 경제적 손실이 날 것으로 분석했다.
 
고노 류타로 BNP파리바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년 GDP 성장률이 1.6%p 낮아질 것으로 추산하면서 “경기는 L자형”이 된다는 예상을 내놓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경제가 ‘L자형’을 보인다는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의미다.

노무라 증권은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외출 자제가 올해 2분기 GDP를 2.5%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경제 충격을 줄이겠다며 사업비 108조엔(약 1211조원) 규모의 경제 대책 역시 각의(국무회의 격)에서 결정했다. ‘리먼 쇼크’ 극복을 위해 2009년 발표한 56조8000억엔 경제 대책의 2배 규모에 달한다.

아베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GDP의 약 2할에 해당하는 사업 규모 108조엔”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정부·여당 회의에서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최대급의 경제 대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GDP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약발’이 듣지 않는 모양새다. 심지어 GDP의 20%에 달한다는 경제 대책의 규모가 ‘뻥튀기’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대책에 지난해 말 결정된 경제 대책이나 발표된 대책 가운데 실시되지 않은 자금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즉 추후 갚아야 하는 융자금, 26조엔에 달하는 세금 및 사회보험 납세 유예분까지 아베 총리가 자신 있게 내놓은 108조엔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경제 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총 6조엔(약 67조원)을 투입해 가구당 30만엔(약 337만원)을 지급한다는 게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지급 조건을 충족하는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원 대상이 되려면 올 2~6월 수입이 감소해 주민세 비과세 수준이 되거나, 수입이 50% 넘게 줄어 주민세 비과세 수준의 2배 밑으로 떨어져야 한다.

월수입이 8만3000엔 이하로 줄거나, 수입이 절반 이상 줄어 약 16만6000엔 이하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가령 월수입이 30만엔에서 16만엔으로 쪼그라든 1인 가구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다. 소득이 대폭 줄었지만 절반 이상 깎이지는 않았고, 8만3000엔보다는 많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전체 5800만 가구 중 약 1300만 가구가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지만, 이런 맹점 탓에 실제 어느 정도 규모의 가구에 혜택이 돌아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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