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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서 '법적 리스크' 지닌 구현모 새 대표이사로 선임
KT, 주총서 '법적 리스크' 지닌 구현모 새 대표이사로 선임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3.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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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출신 인사로 포스트 황창규 새 시대 열어...향후 새 대표 법적 리스크 극복이 관건
▲KT는 30일 정기주총에서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후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KT
▲KT는 30일 정기주총에서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후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KT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KT가 구현모(56)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대표이사 사장 시대, 통합 KT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 대표이사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새 사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 신분이라 불안정성도 함께 가져가게 됐다.

KT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구현모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 서 ▲ 정관 일부 변경  ▲ 재무제표 승인 ▲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 이사 보수한도 승인 ▲ 경영계약서 승인 ▲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8개 안건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구 사장은 그동안 대표이사 회장 시대를 이어왔던 KT에서 최초의 대표이사 사장 타이틀을 달게 됐다.  KT 이사회가 국민기업인 KT 대표이사에 회장 직급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대표이사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바꾸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12일, KT 이사회가 다음 회장 선임을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하면서 물망에 오른 그는 KT의 유력한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거명된 끝에 지난해 12월 27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그는 지난 20~24일 장내매수 방식으로 1억원 규모의 자사주 5,234주를 매입하는 등 책임경영의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구 대표이사는 1987년 한국전기통신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이후 KT 사업구조기획실과 그룹전략실, 코퍼레이트센터를 거치면서 기업단위 전략과 기획업무를 맡았던 정통 ‘KT맨’으로 경영수완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전임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한 직후 첫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황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충남 아산 출생으로 실제 출생년도는 1964년이 아닌 1962년으로 알려졌다. 1981년 서대전고등학교, 1987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1993년 KAIST 경영공학 석사를 거쳐 1998년 KAIST 경영공학 박사과정을 졸업, 수료하였다.

구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KT는 그동안 쌓아온 디지털 역량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하겠다"며 "KT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혔다. 핵심사업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배구조 독립성과 안정성을 높여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회장 중심의 1인 체제를 뛰어넘어 최고경영진 간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기업부문장 박윤영 사장과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부사장이 뽑혔고, 신임 사외이사에는 강충구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박찬희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등이 선임됐다.

또 현재 KT 지분 13.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표현명 전 KT 사장을 KT 사외이사 선임로 선임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표현명 사외이사가 계열회사 재직에 따른 독립성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표 전사장은 1999년 한국통신에 입사를 시작으로 2009년 KT 부사장, 2010년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2010년 KT 통신&융복합부문 사장을 역임한 후 KT렌탈 대표이사, 롯데렌털 대표이사를 거쳤다. 

2019 회계연도 배당금은 주당 1천100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4월 22일부터 지급된다. KT는 주주 중심의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인라 주총에서 첫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구현모 새 대표이사 사장이 주총에서 연설하고 있다.
▲구현모 새 대표이사 사장이 주총에서 연설하고 있다.

경영수완 탁월 평가 받아...황창규 전 회장 정치자금법 위반 연루는 약점 

이날 구현모 대표이사 선임으로 KT는 황창규 체제 6년을 막 내리고 새로운 시대에 돌입했다.

황창규 전 사장은 적자 상태였던 KT 실적을 사업 정리 등으로 흑자 전환시키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AI(인공지능) 대중화 등 이끌며 차세대 기술을 선도하며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고객 정보 유출 사태, 대거 구조조정,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등을 오점으로 남겼다. 게다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고 상임위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며 KT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구 사장은 내부인사 출신으로 KT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정상화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KT는 주력사업인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쌓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 수익원으로 꼽히는 5G 가입자 경쟁에서도 밀리는 분위기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1위로 굳건하지만 OTT(Over the Top) 시장에선 오히려 KT가 밀리는 형국이다.

게다가 국정농단 당시 황 전 회장의 첫 비서실장을 지내고 3년 만에 전무에서 부사장을 거쳐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황 전 회장과의 신임 관계는 구 사장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CEO 선임 과정에서도 황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구 사장은 황 전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결과에 따라 거취가 새롭게 결정될 수도 있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 전 회장 등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3.5~4%의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11억5000여 만원을 조성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전 회장의 측근이었던 구 사장이 당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으로 정리되고 있다.

이와 관련 KT새노조는 지난 27일 사측에 검찰 수사로 구 사장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그 손해에 대해 이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추지의 공개질의서를 발송해 그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KT를 향한 국민들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인 만큼 구 사장은 이 같은 법적인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지가 향후 KT 정상화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날 주총에서 몇몇 주주는 구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점을 들어 그의 대표 자격을 지적하고 나섰다. KT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는 주총장 밖에서 적폐경영 단절을 선언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창규 회장은 “구 대표는 기업 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은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KT의 대표이사들은 불명예 퇴진을 이어왔다. 연임을 시도했던 KT 내부 출신인 남중수 전 사장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2008년 불명예 퇴임했다. 이석채 전 사장은 연임에는 성공했으나, 1년만에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했고 중도 사퇴했다.  황창규 전 회장은 KT 채용비리 정치공방에도 임기를 지켜내며 완주에 성공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또 다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구현모 사장이 법적 리스크를 돌파하여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그를 통해 KT를 정상 궤도에 올리고 KT의 발전과 혁신에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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