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법원이 반도건설의 한진칼 주식 보유가 '경영참가' 목적이며 뒤늦은 공시를 허위 공시라 판단하여 반도건설의 의결권을 5%로 제한했다.
이로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 측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불리함을 안게 되며, 그동안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경영참여를 요구한 사실을 부인해온 반도건설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이날 반도건설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주총을 앞두고 반도건설 측의 의결권은 5%로 제한되어 3자연합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이전 기준으로 한진칼 주식 8.2%를 보유했던 반도건설 계열사 3사(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는 주총에서 5%의 의결권만을 행사하도록 제한하려 하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진칼은 이들이 지난해까지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보고했다가 올해 1월 10일에야 '경영참가'로 변경한 것을 허위 공시라고 봤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허위 공시를 한 경우 5%를 초과하는 부분 중 위반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금지된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반도건설 측이 지난해 12월 16일부터는 경영참가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했다고 추단된다"면서 "그로부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을 변경 보고할 의무가 있음에도 하지 않아 의무를 위반했다"며 한진칼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기만적 행보를 보여온 반도건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곧 사실로 드러날 일을 아닌 것처럼 우기는 비합리적 기업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반도건설의 특이한 재배구조와 수익구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반도그룹의 자산 총계는 1조7398억 원으로 지주회사는 반도홀딩스이다. 권홍사 회장과 아들인 권재현 상무가 지분의 99.67% 소유하고 있는 반도홀딩스가 반도건설 등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로서, 그 아래의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처럼 수직 구조의 지주회사, 계열회사, 그리고 친인척 지배주주의 계열회사가 주택 건설 및 분양, 매매업을 통한 내부성 거래에 의해 주 수익원을 창출한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반도건설의 내부거래를 통한 사업 수익은 5556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 1조5662억 원의 35.4%나 차지했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 한영개발도 각각 1051억 원, 972억 원 등으로 외주비 형식으로 거래한 내부거래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종속적 지배구조를 통한 막대한 배당금으로 같은 해 반도홀딩스의 주 수익원은 반도건설에서 온 1613억 원의 배당금이었다. 3444억 원의 영업수익 중 무려 46.8%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