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이른바 ‘함바(건설현장 밥집) 비리’ 사건의 유상봉(74)씨가 무고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 원 전 청장이 유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한 지 10개월 만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무고 혐의를 적용해 유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겼다고 11일 밝혔다.
유씨는 원 전 청장이 서울 시내 경찰서장으로 있던 2009년 그에게 금품을 줬다며, 지난해 4월 서울동부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송파서가 검찰로부터 해당 사건을 받아 수사에 착수하자 석 달 만에 진정을 취하했다.
원 전 청장은 진정 사실을 인지하고 ‘사실 무근’이라며 지난해 5월 유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유씨가 진정을 취하한 후에도 고소를 유지했다.
유씨는 ‘함바 비리’의 브로커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함바 비리’는 지난 2010년 유씨가 정·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공사 현장 민원 해결과 경찰관 인사 청탁 등을 대가로 뇌물을 제공한 사건을 말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당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유씨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결국 징역 3년6개월에 처해졌다. 이외에도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줄줄이 재판을 받았다. 임상규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씨는 이 사건 외에도 수차례 뇌물공여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에는 함바식당 운영권을 놓고 11억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여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지난달에도 함바식당 운영권을 빌미로 1억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2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원 전 청장은 지난해 7월 퇴임한 뒤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최근 ‘홍천·횡성·영월·평창’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략 공천을 받아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준비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