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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별(star)을 품었다....545억에 이스타항공 인수
제주항공, 별(star)을 품었다....545억에 이스타항공 인수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3.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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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려 당초보다 150억 깎여...국내 첫 항공사 간 인수, 위기 극복 하나
▲B737-800 / 제주항공 제공
B737-800 / 제주항공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심하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결정했다.

제주항공은 2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당초보다 150억원 줄어든 금액으로 결정됐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로 전체 지분 51.17%에 해당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스타홀딩스에 115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했다. 오는 4월 29일 이를 제외한 차액 430억원을 마저 납입한다.

앞서 매각 예정액은 695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사 과정에서 드러난 몇몇 문제점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를 고려해 양측이 합의해 인수가액을 조정했다. 양사는 최근 항공시장의 위기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SPA를 맺을 예정이었으나 실사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SPA 체결을 두 차례 연기했다.

이번 M&A는 2005년경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등장한 이래 최초의 항공사 간 인수 통합 사례다. 이를 계기로 항공업계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제주항공 주식이 전 거래일 대비 12.69% 오른 2만2650원에 거래되기도 하는 등 이번 인수 건이 업계 및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2일 사내 메일을 통해 이번 SPA 체결은 더 희망찬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항공시장 상황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발전에 보탬이 되는 양사간 가격조정을 이뤄냈다”며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의 자구책”이라며 “이번 합의로 양사는 상황 타개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B737-800 / 이스타항공 제공
B737-800 / 이스타항공 제공

거대 LCC 연합체 탄생...‘승자의 저주’ 가능성 없나

업계 일각에선 이번 M&A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했지만, 항공업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 산업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일본여행 불매운동에 이어 동남아시아 노선 승객 대폭 감소,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연이은 악재를 맞으며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각 회사 사정도 녹록지 않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임직원 임금을 40%만 지급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에 이르렀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항공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 호텔, 자영업 등과 별개가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 정책 및 금융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 중이나 지난해 329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수백억원대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항공업계 전반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급휴가,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제주항공 역시 전 임원이 임금 30%를 반납하고, 전 직원 대상으로 선택형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이번 M&A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 확보를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 등으로 운영 효율 극대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양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68대(제주항공 45대, 이스타항공 23대)로 2위 티웨이항공(28대), 3위 진에어(27대)를 월등히 앞선다. 노선으로 치면 총 126개(제주항공 88개, 이스타항공 38개)다. 2019년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통합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12.6%에 달한다. 이는 국내 2위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점유율과 불과 2.7%p 차이다.

코로나19 사태 극복 여부에 따라 이번 연합체 결성이 득으로 작용할지 자충수가 될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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