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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재해기금 5조원...코로나19 한창인데 왜 묵히나
재난·재해기금 5조원...코로나19 한창인데 왜 묵히나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2.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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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관리기금 3.9조원, 재해구호기금 1.3조원...사용비율은 1%대 머물러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코로나19 공포 확산에 실물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오는 28일 발표할 코로나19 대응 종합경기대책에서 기정 예산 이·전용, 예비비, 기금계획 자체 변경 등을 통해 기존 재원을 패키지로 우선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추경의 틀도 제시할 방침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사회재난 등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 정부는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정부는 2015년에 메르스 사태와 가뭄 대응을 위해 세입부족분 보전분 56000억 원을 포함해 116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2003년 사스 때도 75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가 이번에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면 20152019년에 이어 6년 연속,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네 번 째가 된다. 지난해 4월에는 미세먼지를 대폭 줄이고, 경기 우려에 대응하고자 67000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상황이 이런데 지방정부가 재난·재해에 대비해 축적한 기금이 5조원에 달함에도 지출 규모를 늘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한창인 가운데 정부가 이 ‘묵힌 돈’을 적극 활용해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를 타깃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추진하면서 이런 지적에 더욱 힘이 실린다.

25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재난관리기금 중 가용 금액은 3조8875억원, 재해구호기금 1조3019억원이다. 총 5조2000억원에 달한다.

두 기금은 지방정부가 재난 대응을 목적으로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립한다. 재난관리기금은 모든 광역·기초지자체가 보통세의 1%, 재해구호기금은 광역지자체가 보통세의 0.5%를 각각 적립한다. 재난관리기금은 대개 사전적 예방활동 및 응급복구, 재해구호기금은 사후적 재해구호에 사용된다.

그동안 이들 기금의 적립 규모가 상당폭 늘었으나, 재난 관련 사업에 투입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재난관리기금은 3조8642억원 중 5720억원(14.8%) 지출됐다. 재난구호기금 역시 1조1967억원 가운데 324억원(2.7%)만 쓰였다.

▲나라사랑연구소 제공
나라사랑연구소 제공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커지는 와중에도 지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난 23일 기준 재난관리기금은 706억원, 재해구호기금은 19억원 사용에 그쳤다. 5조2000억원이 넘는 전체 기금 규모를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1.4%)다. 지역 별로 보면, 서울은 지출 비율이 0.5%, 경기도는 1.5%였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의 지출 비율도 각각 0.3%, 0.9%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재난관리기금을 특정 항목에만 지출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정해진 항목만 제외하고 쓸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재해구호기금은 여전히 소극적인 지출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최종 지출액 외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배정한 금액은 현재 지출액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두 기금을 적극적으로 지출해 코로나19의 조기 종식과 지역사회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전국의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지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창고에 쌓아둔 재난·재해 기금을 풀어야 한다. 적립액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것에 비해 사용액이 지나치게 적다. 물론 지출 규모 자체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필요한 곳에 적절히 쓰일 수 있도록 재정을 편성해야 한다. 

난국에는 여야가 없다.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해 당파적 시각을 버리고 대승적 차원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정부는 추경을 서둘러 집행하고, 지방정부 당국자들은 격리생활자와 지역경제 안정을 위해 재난·재해기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하루빨리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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