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실패 문책대상이 행장?"...윤종원 기업은행장 노조 저지로 취임 '불발'
"경제실패 문책대상이 행장?"...윤종원 기업은행장 노조 저지로 취임 '불발'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01.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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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함량미달 행장 자진 사퇴하라…여권,야당 땐 관료가 은행장 가면 '관치'-'독극물'이라더니..." 비판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다 노조원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br>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려다 노조원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을 하려다 노조원들의 제지로 발길을 돌렸다. 윤 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신임행장을 “함량미달 낙하산 행장”으로 규정하고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전날 밤 임명된 윤 행장은 이날 오전 8시 28분쯤 기업은행 본점 주차장에 도착, 후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려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에게 막혔다. 

노조는 아침 일찍부터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봉쇄하고, 후문에는 수 십명이 모여 윤 행장의 진입을 막았다. 

노조원들은 윤 행장을 향해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을 반대한다",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에게 "우리 입장은 이미 전달했으니 정권과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자진 사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1만4000 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하지 않나.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윤 행장은 몇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앞으로 노조 이야기를 듣고 말씀도 나누고 그렇게 하겠다"며 출근 시도 10여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노조는 "윤종원 전 수석은 능력이 안 된다"면서 "기업은행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내릴 만한 곳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무엇보다 내부 출신 상당수도 행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외부 인사로 최종 낙점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윤 행장에 앞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행장으로 임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뿐 아니라 경실련, 금융정의연대, 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들까지 “금융 전문성이 없는 부적격 인사”라고 반대하자 포기했다.

윤 행장이 ‘금융 경험’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기업은행이 퇴직한 청와대 수석들의 재취업 자리냐”는 비판이 나오는 등 논란이 더 확산된 상태다.

지난 달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2013년 당시 민주당은 관료 출신 기업은행장을 반대하며 관치는 독극물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이를 다시 마시라고 하며 침묵하거나 동조하고 있다"며 "3연속 내부 행장을 통해 성장일로를 걷는 기업은행에 낙하산을 고집하는 현 집권세력의 자기모순을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허권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함량미달 낙하산 인사는 촛불민심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다면 금융노조는 출근저지뿐만 아니라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전 수석이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한 것 외에 금융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적이 없다며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반장식·윤종원 후보의 공통점은 청와대 낙하산이라는 것 외에 둘 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모피아이고 금융 분야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은행을 모른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비전문가이며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경질된 인사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전 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김도진 전 행장까지 3차례 연속 내부출신 행장을 배출했다. 

특히 2013년 권 전 은행장이 최초 '여성은행장'으로 취임했고 별다른 문제 없이 임기를 마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는 내부 출신 행장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다. 

한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내부 출신 행장이 이끌어오는 동안 큰 문제나 잡음 없이 질적으로나 외형적으로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면서 "안정적으로 잘 갖춰진 이 체제를 대체 왜 흔드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나라 안팎으로 더욱 각박해질 경영환경 속에서 내부 갈등을 조속히 봉합하고 은행이  제 역할을 하도록 안정화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윤 행장의 정상적인 출근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노조를 비롯한 금융노조는 윤 행장의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전해졌다. 

1960년생인 윤 행장은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이후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Δ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산업경제과장, 경제정책국장 Δ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Δ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Δ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Δ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Δ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 과동기이자 행시 27회 동기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의 인창고 선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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