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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조 신화' 삼성의 '때늦은 눈물'···이재용은 책임없나?
'무노조 신화' 삼성의 '때늦은 눈물'···이재용은 책임없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12.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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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노조 와해’ 사과 공식문 발표...앞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지'는 미지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노동조합 와해 사건과 관련 공식 사과문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18일 공동명의의입장문에서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또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삼성 측은 입장문 말미에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번 노조 와해 사건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까지 하면서 앞으로 무노조 경영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최고경영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국만 앞에 나서서 사과를 표명한 적도 없다.

삼성이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 여부에 대한 시금석은 지난 달 출범한 삼성전자  노조의 향후 행보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달 11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고, 노동부는 13일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해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했다.

이어 16일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조직으로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립 이후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소규모 노조 3곳이 결성됐지만, 조합원 수는 각각 2명, 3명, 20명에 불과했다. 전국 단위 상급단체를 둔 삼성전자 노조는 이번에 출범한 제4노조가 처음이다.

노조의 1차 목표는 조합원 1만명 달성이다. 출범 당시 조합원은 500명 수준으로 기술직과 업무직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삼성전자 근무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생산직으로까지 노조원을 확산시키기 위해 출범 직후부터 전 사업장에서 노조 가입 선전전을 펼쳐왔다.

이상훈 이사회 의장 등이 법정 구속된 이후 삼성 측 분위기는 거의 ‘혼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1심 재판 선고 하루 뒤에야 입장문을 낸 이유에 대해 “겨를이 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판결이었다”면서 “감사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입장문 문안을 정리해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 눈높이 못미쳐" 삼성의 반성···50년 무노조 원칙 버리나

삼성 측은 향후 이사회 운영 계획 등에 대해서도 “아직 검토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본래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됐지만 지난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10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이상훈 의장이 구속되면서 또 1명이 줄게 됐다.

삼성은 조만간 이사회 소집을 포함한 후속 절차와 더불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등 법적 절차를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사건의 1심 공판에서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13개 혐의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법정구속하는 등 임직원 26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법원은 지난 13일에도 에버랜드 노조의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우석 전 에버랜드 전무 등 임직원 10여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현재 삼성그룹에는 우선 삼성전자 안에 4개의 복수 노조가 설립돼 있다. 또 민주노총 산하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있고, 삼성SDI·삼성생명·삼성증권·에버랜드·에스원 등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됐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삼성이 ‘노조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비노조 경영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그동안 “비노조 경영은 노조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고, 많은 글로벌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기업 경영방식의 하나”라고 맞서 왔다.

하지만 삼성은 이번 법원 판결을 계기로 공식 입장문까지 발표하고 특히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장문에서 '노조를 인정한다'는 식의 명확한 표현도 없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한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말보다는 발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0년 넘게 굳어져 온 무노조·비노조 경영 원칙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입장문이 아니라 앞으로 삼성이 어떤 노사 정책을 펴고 실행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삼성물산 입장>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삼성전자(주)·삼성물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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