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의 효과?...고용통계 하나 놓고도 긍정과 부정 극명
'소주성'의 효과?...고용통계 하나 놓고도 긍정과 부정 극명
  • 권의종
  • 승인 2019.11.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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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론 분열의 향방과 출구...사고 출발점, '아전인수'서 '역지사지'로 옮겨져야 발전과 진보 이뤄져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국론 분열이 심각하다. 별것도 아닌 일에 논쟁이 뜨겁다. 견해차가 하늘과 땅 사이와 같다. 대립 또한 끈질기다.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통계 하나 놓고도 긍정과 부정이 극명하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화들짝 반색이다. 얼마나 좋았던지 통계가 발표된 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변인 브리핑이 있었다. 대통령 의중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은 소득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 간 소득격차가 완화된 데 대해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성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가계소득 동향 상으로 저소득 가구의 소득 감소는 아픈 대목이었다고 회고했다. 올해 2분기부터 좋아지는 조짐을 보였고 3분기에는 확실히 좋아지는 모습에 만족감을 표했다. 

고령화 추세와 유통 산업 등의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1분위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 전 분위 소득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중간층이 두터워진 것, 분배지표인 5분위 배율이 줄어든 것 등을 매우 의미 있는 변화로 꼽았다.

경제부총리가 맞받아 답했다. 정부가 일관성 있게 추진해온 소득주도 성장, 포용 성장의 효과가 3분기에는 본격화되고 있다고 드러내어 말했다. 고용지표에 이어 소득분배지표도 뚜렷한 개선 세를 보여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는 메시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별것 아닌 일에 논쟁 뜨겁고, 의견 대립 끈질겨...정부 인식과 다른 비판적 시각들 만만치 않아

호사다마일까, 정부 인식과 정반대인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 자료를 들여다보면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상반된 입장이다. 정부가 소주성의 성과를 강조한 것은 최저소득층(1분위·하위 20%) 소득이 증가한 것만 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저소득층이 일을 해서 버는 근로소득은 7분기 연속 감소한 반면, 정부가 주는 이전소득이 7분기 연속 증가했음을 강조한다. 세금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을 떠받친 결과라는 총평이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을 강행하는 동안 저소득층이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시장소득, 즉 자기 힘으로 버는 돈을 기준으로 한 소득 격차(5분위 배율)는 9.13배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정부 보조금 등으로 올린 이전소득은 2016년 대비 올해 25% 증가한 것을 근거로 든다.

말싸움은 예서 그치지 않는다. 30~40대 고용 부진으로 불씨가 옮겨 붙었다. 이번에도 경제부총리가 나섰다. 30~40대 고용부진이 부각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이는 최근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30대는 2005년부터 인구가 감소해 지금까지 15년간 30대 취업자 수가 증가한 해는 3년 뿐이고 나머지 12년은 계속해서 취업자 수가 감소해 왔음을 내세운다. 취업자 수의 절대 규모보다는 고용률을 함께 봐야 한다는 논리다.

초단시간 일자리만 늘어 고용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에도 민감한 반응이다. 부총리는 “최근의 취업자 수 증가는 주 40시간 내외 근로자가 주도하고 있다"며, "올해 1~10월에 주 36~44시간에 해당하는 취업자 증가는 70만4000명에 달한다"고 맞받았다. 반대론자들은 같은 기간 주 36시간 이상 전체 근로자는 15만1000명밖에 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미세한 차이를 두고 이러니저러니 시비를 따지는 모양이 볼썽사납다. 본질을 떠나 다분히 감정에 치우쳐있다.

문제는 속에 품은 생각...자화자찬이나 조건반사적 반대는 곤란, 원리주의적 사고는 경계의 대상

사람마다 사고의 차이가 있다. 문제는 속에 품은 생각이다. 자화자찬이나 조건반사적 반대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 자기만 옳고 남은 틀렸다는 원리주의적 사고방식은 늘 경계해야 한다. 유리한 말만 골라 하며, 보고 싶은 것만 보려 들면 기회의 창은 금세 닫히고 만다. 자랑과 비난에는 감동이 없다. 옥신각신, 티격태격의 결말은 백해무익의 허송세월뿐이다.

질병의 증세는 치유에 주요 단서가 된다. 통계 역시 객관적 검진표에 해당한다. 고용지표가 설사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면 된다. 그게 바로 지혜다. 경제 성장과 경기 회복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올리는 궁리를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이런 걸 두고 위기가 기회라 하지 않는가.

처지를 서로 바꿔 생각하면 일이 쉽게 풀리곤 한다. 반대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사사건건 걸고넘어지면 시비 밖에 안 된다. 고용통계에 의의를 표하려면 이전소득으로나마 근로소득이 오른 사실부터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많은 나랏돈을 쏟아붓고도 그나마 성과도 없었다면 어쩔 뻔 했나.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만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불가피한 외부적 요인도 함께 고려하는 광폭의 아량이 긴요하다.

정부도 별로 잘한 게 없다. 일부 지표가 호전된 것만 갖고 자랑할 처지가 못 된다. 이전소득 영향으로 소득 증가가 이루어진 데 점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근로자 자력에 의한 소득 증가가 실현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게 정도다. 개선 대안을 마련하고 국민 신뢰를 높이며, 비판 여지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정부가 잘한 일은 말 안 해도 국민이 더 잘 안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사고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기술했다. 생각이 고정되면 행동과 습관은 물론 운명이 변화될 리 만무하다. 사고의 출발점이 아전인수(我田引水)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옮겨질 때 발전과 진보가 성취된다. 감히 주제넘은 사설을 보탠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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